모집인 비중 30% 이하로
수수료 아껴 금리 인하도
[ 박신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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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이 업계 처음으로 대출모집인 영업 비중을 제한하고 나서 주목 받고 있다.
김주하 농협은행장 지시에 따른 것으로 다른 은행들은 여전히 대출모집인에 의존해 가계대출 영업을 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독자적인 영업 능력을 높이는 한편 대출모집인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를 절감해 소비자들에게 금리 인하 혜택이 돌아가도록 할 방침이다. 은행권에선 농협은행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출모집인 의존도 낮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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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행장이 이런 지시를 내린 것은 농협은행의 체질을 개선시킬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말 誰?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등 주택대출 잔액에서 대출모집인에 의한 대출 비중이 평균 34.5%로 나타났다.
영업점 가운데선 많게는 전체 대출의 80~90%를 대출모집인에 의존하는 경우도 있었다.
대출 영업에서 실익 없이 대출 건수가 늘어나는 ‘허수’를 줄여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뒤 3년 안에 해지할 경우 차입자가 내야 하는 중도상환수수료도 인하를 검토 중이다.
여기다 담보물에 대한 근저당권 설정 비용도 소비자 부담에서 은행 부담으로 넘어오면서 대출모집인들이 ‘대출 갈아타기’를 유도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됐다.
◆농협은행 실험 성공할까
은행권에선 농협은행의 이 같은 실험이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은행들은 신용대출 부문에선 2013년 10월께부터 대출모집인을 통한 영업을 하지 않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등에선 여전히 대출모집인에 의존하고 있다. 주택대출의 25~40%가량은 대출 모집인을 통해 올린 실적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보험회사와 달리 은행들은 은행원이 직접 뛰어다니며 소비자들을 만나 영업을 끌어오는 ‘아웃바운드’ 방식의 영업이 익숙하지 않아 대출모집인 영업에 제한을 두면 주택대출 실적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농협은행의 주택대출 실적도 주춤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4월 41조8295억원이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9월 46조3698억원으로 급증했다가 대출모집인 영업 제한을 두면서 12월 말 46조2104억원으로 줄었다. 다만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46조8638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하지만 김 행장은 당분간 이번 시도를 계속해서 밀어붙인다는 전략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대출모집인에게 영업을 의존하다 보면 농협은행 자체의 영업 능력이 퇴화할 수 있다”며 “대출모집인에게 대출금액의 0.1~0.4% 수수료를 주는데 이를 아끼면 소비자들에게 금리 혜택을 더 줄 여지도 생긴다”고 설명했다.
■ 대출모집인
은행 저축은행 보험회사 등 개별 금융회사와 전속 계약을 맺고 개인대출 수요자를 유치하는 개인 또는 법인으로, 대출을 알선하면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다. 금융업협회에 등록해야만 대출모집인으로 활동할 수 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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