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대규 기자 ] 신한은행이 국내 은행권 최초로 해외 기업의 인수금융을 지원하는 2억달러 규모의 외화 사모대출펀드(PDF)를 조성한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다음달까지 미국과 유럽 기업들의 인수금융 및 기업대출에 투자하는 PDF를 각각 1억달러 규모로 만들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이 낮은 국내 인수금융시장에서 벗어나 선진국 인수금융시장으로 활로를 뚫기 위한 첫 시도”라고 평가했다.
신한은행은 이를 위해 다음달까지 내부 투자심의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현재 미국 기업을 상대로 한 PDF와 유럽 기업용 PDF의 운용을 맡길 운용사(GP) 선정작업을 진행 중이다. PDF 자금은 원화가 아닌 전액 미국 달러화로 조성되며 국내 대기업이나 해외 법인은 투자 대상에서 배제되고 순수 해외 기업을 상대로만 영업할 예정이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국내 은행권의 인수금융시장은 주선 수수료가 인수금융 규모 대비 1%대 수준으로 박한 편이지만 미국과 유럽은 3~4%대”라며 “신한은행이 해외 달러화 인수금융시장에 진출하면 환차손을 감안하더라도 2~2.5%포인트가량의 수수료 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작년 6월 국내 은행권 중 처음으로 6000억원 규모의 PDF를 조성한 바 있다. 그동안 PDF는 외국 ?금융회사에서 활발히 조성돼 운용돼왔지만 그전까지 국내 은행이 직접 PDF를 조성한 사례는 없었다. 신한은행이 국내 은행권 최초로 달러화 PDF로 해외 IB들과의 경쟁에 나선 것은 국내에서 ‘제 살 깎기’ 경쟁을 피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내 인수금융시장은 매년 5조원 규모로 국민·신한·하나·우리·외환·산업은행 등 10여개 은행과 NH투자·하나대투·한국투자증권 등 5~6개 증권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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