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장타 1위 김민선 "OB 날까 힘껏 안쳐"
[ 최만수 기자 ]
“와, 새까맣게 날아가네. 여자 선수 맞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 김민선(20·CJ오쇼핑)이 티샷을 할 때면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진다. 김민선은 올 시즌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 263.94야드로 1위에 올라 있다. 그는 지난주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도 호쾌한 드라이버샷을 바탕으로 한 ‘버디 쇼’로 역전 드라마를 만들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김세영(22·미래에셋)도 장타를 바탕으로 가장 먼저 시즌 2승을 거뒀다. 지난 2월 퓨어실크-바하마 LPGA 클래식 연장전 때는 장타를 앞세워 파5홀에서 2온에 성공한 뒤 승부를 끝냈다. 장타는 ‘쇼’가 아니라 ‘돈’임을 입증한 셈이다.
◆260야드는 넘겨야 장타자
올해 LPGA와 KLPGA에서 유독 장타자들이 득세하고 있다. LPGA에 따르면 올해 평균 드라이버샷 260야드를 넘긴 선수는 19명에 이른다. 지난 시즌(11명)보다 8명이나 늘었다. 박세리(38·하나금융그룹)가 한창 활약했던 1998년에 260야드 이상을 친 선수는 2명에 불과했다.
KLPGA도 마찬가지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가 드라이버샷 거리를 측정하기 시작한 2008년 250야드 이상을 친 골퍼는 2명뿐이었지만 올해는 24명에 이른다. 5년 전만 해도 여자프로골퍼들은 250야드만 보내도 ‘장타자’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이젠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
‘장타는 쇼’라는 말이 무색하게 장타자들의 성적도 좋다. LPGA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 1위를 달리고 있는 브리타니 린시컴(미국)은 시즌 첫 메이저 대회 ANA인스퍼레이션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290야드가 넘는 드라이버샷을 때린 뒤 2온에 성공, 이글을 잡아내 연장전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한국 장타 ‘원투 펀치’인 김세영과 장하나(23·비씨카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시즌 상금랭킹 3위를 달리고 있는 김세영은 2013년부터 2년 연속 KLPGA 장타 여왕에 올랐다. 올 시즌 LPGA 투어 장타 랭킹에서는 16위(261.6야드)에 머무르고 있지만 승부처에선 언제든 270야드 이상의 장타를 칠 수 있다.
장하나는 드라이버를 잡지 않는 홀이 많아 평균 거리에서 손해를 보지만 김세영 못지않은 장타력을 갖췄다. 현재 평균 259.53야드(20위)로 ‘장타 본능’을 달래면서 샷을 하고 있지만 초반 적응기가 끝나면 27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력을 뿜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KLPGA에서 승리를 따낸 전인지(21·하이트진로), 고진영(20·넵스) 등도 김민선과 함께 장타자 반열에 드는 선수들 甄?
◆길어지는 코스, 장타는 필수
여자 선수들의 샷 거리가 늘어나는 것은 점점 길어지는 코스 전장과 관련이 있다. 이번 주말 KLGPA 투어 교촌허니레이디스오픈이 열리는 경북 경산 인터불고CC의 전장은 6752야드에 달한다. LPGA 투어에서도 긴 전장으로 유명한 미션힐스CC(6769야드)와도 별 차이 나지 않는다.
이런 코스에서 성적을 내기 위해선 비거리를 늘리는 것이 필수다. 김세영은 데뷔 첫해였던 2011년 드라이버샷 평균 거리가 243.54야드에 불과했지만 거리를 늘리면서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선수들의 체격과 장비의 성능이 향상된 것도 여자골프의 장타자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키 176㎝에 당당한 체격을 갖춘 김민선은 “100%를 다 치면 280야드까지는 보낼 수 있지만 OB가 많이 나서 스윙을 줄였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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