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기준금리 인하 때 시중은행 대출금리 같이 떨어지란 법 없어"
해외진출·非이자이익 등 국내銀에 수익성 강화 주문
[ 박신영 기자 ]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사진)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린다고 반드시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같이 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 회장은 7일 전화통화에서 “미국은 정책금리가 사실상 제로(0) 수준인데도 예대마진이 3%포인트 정도인 반면 한국은 기준금리가 1.75%인데 예대마진은 1.7%포인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에서 안심전환대출, 새희망홀씨대출 등 과다하게 공급된 정책 금융이 시장 대출금리를 왜곡하고 이로 인해 은행들이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상황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출금리 결정이 중요”
하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1.5%포인트나 낮은 미국 은행의 예대마진이 한국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국내 은행의 지난해 예대마진을 반영한 순이자마진(NIM)은 1.79%다. 미국 상업은행의 NIM은 3.1% 수준으로 1.31%포인트나 穿年?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크게 낮은데도 수익성은 더 좋은 것이다.
하 회장은 또 기준금리와 은행 예대마진의 상관관계에 대해 “시장에서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안정적인 예대마진을 확보해야 하고, 그러려면 무조건적인 대출금리 인하 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미국 상업은행과 달리 국내 은행은 대출금리를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적정 수준에서 책정하기 어려운 구조다. 최근 정부가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기업 부문에선 기술금융, 가계 부문에선 안심전환대출처럼 낮은 금리의 금융지원책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어서다. 기준금리가 내리면 대출금리를 무조건 낮춰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도 강하다.
◆“해외 진출로 극복해야”
하 회장은 이 때문에 세계 1000대 은행에 포함된 국내 은행 10곳의 2013년도 총자산순이익률(ROA)이 1000대 은행 평균(1.28%)에 크게 못 미치는 0.38%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 전체의 ROA는 이보다도 낮은 0.32%로 나타났다.
또 “국내 은행 주식의 주가순이익비율(PER)은 외국과 큰 차이가 없는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굉장히 낮다”며 “이는 은행이 버는 수익에 대해서는 주가가 적당하게 형성됐지만, (투자자들이) 은행이 버는 돈은 충분치 않다고 판단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하 회장은 국내 은행들이 이 같은 영업환경을 극복 歐?위해선 이미 레드오션이 된 국내에서 출혈 경쟁을 하기보다 해외에 진출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현지 은행의 NIM은 3~4%에 이른다. 하 회장은 해외 진출이 여의치 않다면 국내에서 비이자 수익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핀테크(기술+금융) 열풍으로 이슈가 된 인터넷전문은행이 성공하려면 특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 회장은 “소형 고급차 브랜드 미니(MINI)가 BMW그룹 계열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며 “(새로운 시장에 진출해 성공한) 미니의 사례같이 우리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존 은행 영역과 부딪치지 않는 특화된 영역을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예대마진·NIM
예대마진은 금융회사의 대출 이자 수익에서 소비자에게 지급한 에금 이자를 뺀 것으로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대출금리가 높고 예금금리가 낮을수록 예대마진이 커지고 금융회사의 수입은 그만큼 늘어난다. NIM(net interest margin)은 순이자마진으로 예대마진과 함께 채권 등 유가증권에서 발생한 이자, 충당금 적립률 등을 반영한 수치다. 국내 은행의 2014년 NIM은 1.79%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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