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고속도로에서도 연비 12.4km/ℓ
[ 김근희 기자 ] 우람한 헐크의 몸에 아이언맨의 섹시함이 더해졌다. 압도될 정도로 큰 덩치지만 날렵하게 빠졌다. 쿠페형으로 디자인된 뒤태가 매끈하다. 달려보니 더 기특하다. 힘도 좋은 녀석이 민첩하다. 달리는 순간에는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의 모습을 벗어버린다.
BMW는 X6를 SUV가 아닌 '스포츠 액티비티 쿠페(SAC)'라고 부른다. 그만큼 특별하다. 대형 SUV에 쿠페형 디자인이 더해졌다. 큼지막한 앞부분과 큰 덩치는 분명 SUV다. 뒷부분은 쿠페 스타일로 지붕이 갈수록 낮아진다. 가만있어도 달리는 듯한 인상을 준다.
우직함과 섹시함이 더해져서일까. 30대 젊은 남자친구도, 50대 아버지도 X6를 좋아했다. 쌍용차 렉스턴 등 SUV를 주로 몰았던 아버지는 X6의 높은 차체와 힘을 마음에 들어 했다. 다른 시승 차량에 심드렁하던 아버지가 X6를 반납하던 날 유독 아쉬워했다.
지난 주말 X6를 타고 파주 문산, 수원, 인천 등 경기도 외곽 지역 370km를 달려봤다.
시승 차량은 'X6 x드라이브30d'. 가격은 9990만원으로 1억원에서 딱 10만원 모자란다. 가격만큼이나 내부가 고급스럽다. 대시보드와 핸들을 가죽으로 마감했다. 고급 나무장식은 세련됨을 더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앞 유리창에 주행 정보를 안내하는 기능)도 내장돼 고개를 돌리지 않고도 지도, 음악 목록 등을 볼 수 있다.
첫 느낌은 시원하다. 높은 차체에 올라타니 앞이 훤히 보인다. 그래 이런 게 SUV다. 소형 SUV에서 느꼈던 갈증이 한방에 풀린다. 시동을 걸고 움직였다. 디젤 차량인데도 조용하다. 디젤인지 가솔린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 승차감도 SUV 같지 않다. 세단급의 승차감이다. 겉은 헐크인데 속은 신사다.
X6의 심장은 3.0ℓ 직렬 6기통 트윈파워 터보 디젤 엔진이다. 8단 변속기가 함께 얹어져 최고출력 258마력, 최대토크 57.1kg·m의 힘을 낸다. 주행모드는 4가지다. 에코 플러스,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다. 에코플러스는 연료효율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시내 주행에 적합하지만 고속 주행에서는 좀 답답하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는 다르다. 100km/h까지 쭉쭉 올라간다. 살짝만 액셀 페달에 힘을 줘도 시속 120km를 넘는다. 페달을 끝까지 밟자 엔진 소리가 커지면서 엔진회전수가 단번에 5000rpm을 찍고선 튕겨나간다. 순간 이 차가 SUV라는 것을 잊었다. 코너링을 할 때 하체가 단단하게 잡아준다. 동시에 차 자체는 가볍다. 손을 따라 차가 그대로 움직인다. 똑똑한 x드라이버 시스템이 알아서 앞뒤 구동력을 100:0까지 조절한다.
시승한 주말 내내 고속도로 정체가 심했다. 시승코스를 경기도 외곽으로 정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가다 서다를 반복했음에도 연비는 12.4km/ℓ를 기록했다. 공인 복합 연비인 12.3km/ℓ과 비슷한 수준이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
[한경스타워즈] 대회 참가자 평균 누적수익률 40%육박! '10억으로 4억 벌었다'
[특집_가계부채줄이기] '그림의떡' 안심전환대출 포기자들, 주택 아파트담보대출 금리 비교로 '반색'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