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5월11~15일) 국내 증시는 미국발(發) 호재와 유럽의 불확실성 사이에서 방향성을 탐색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다만 중소형주(株)에 대한 시장의 투자심리가 바닥을 통과했고, 박스권 하단인 지수를 감안하면 '매수 전략'으로 대응이 유효할 것이란 분석이다. 정보기술(IT), 항공, 유통주 등이 관심업종으로 꼽혔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KOSPI)를 압박해오던 미국의 경기침체와 조기 금리인상 우려가 모두 해소됐다. 긍정적인 고용지표 발표와 가파른 금리 급등세가 진정되서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8일(현지시간) 개장 전 4월 실업률이 전달 대비 0.1% 포인트 낮아진 5.4%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비농업부문에서는 22만3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 실업률과 신규 일자리 수도 기존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했다는 평가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란 안도감도 빠르게 번졌다. 당초 금리인상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선제 조건으로 '신규 일자리 30만개 이상'이 거론돼 왔기 때문이다.
미국발 훈풍은 코스피 상승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증시전문가들은 "오는 13일 발표될 예정인 미국의 4월 소매판매 지표가 긍정적일 경우 뉴욕증시의 상승 탄력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며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지고 유럽 경기 회복이 더해지면 코스피 역시 다시 한번 상승 국면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유럽 내 잇단 정치 이슈가 국내 증시에 불확실성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영국 총선을 시작으로 10일 폴란드 대선 등 유럽국가 선거가 잇따를 예정"이라며 "유럽 내 정치적 이벤트가 다수 존재해 시장의 불확실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SK증권도 "영국 총선에서 집권 보수당이 압승을 거두자 브렉시트(Brexit)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그렇지만 경제적인 요인 때문에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브렉시트 노이즈'가 반복된다면 그리스 이슈와 더불어 유럽 지역의 불확실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란 우려가 많다. 미국발 훈풍에 맞서 유럽의 불확실성이 국내 시장참여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유럽은 앞으로 10일 폴란드 대선, 24일 스페인 지방선거, 31일 이탈리아 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있고, 유로화와 유럽통합에 반대하는 신생 정당들의 좌석 확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병연 연구원은 "10일 폴란드 대선에선 친유로 성향의 브로니스와프 코모로스프시(지지율 46% vs 안제이 두다 지지율 22%)가 재임될 경우 폴란드 통화로 유로화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면서 "24일과 31일 예정인 스페인과 이탈리아 峙轢굅탓【??그리스 시리자파와 같은 반유럽 신생좌파 정당의 집권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그는 "유럽내 정치적 이벤트가 다수 존재해 불확실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지만, 실제로 영국의 브렉시트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지방선거도 당장의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이번주 국내 증시 투자자들은 미국발 주가상승 요인과 유럽발 하락 요인을 모두 감안한 매매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분석이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내츄럴엔도텍 폭락과 1분기 실적 발표에 대한 부담으로 단기 급락했던 중소형 주식에 대한 시장의 낙폭 과대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이는 저가 매수세를 유도해 점차 안정을 되찾아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중소형 주식은 낙폭이 컸던 주도주 중심으로 트레이딩 구간에 진입했다는 설명이다.
이어 "당분간 코스피의 등락(2050~2200포인트)을 염두에 두고 시장 대응에 나서야 한다"며 "박스권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지수는 하단부에 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조정받은 IT주와 유가의 단기 고점 인식으로 긍정적인 항공주, 그리고 중장기 관점에선 내수경기 반등과 원화의 강세 기조를 염두에 둔 음식료, 유통주 비중확대가 유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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