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박물관 가면 '비취빛 상감' 매력에 쏙
왕건 고려 개국의 발판·삼봉 유배지 나주
곰탕 맛본 후 나주목 객사 금성관으로
일제시대 농산물 수탈의 현장 영산포
알싸한 홍어와 막걸리…도래한옥마을 볼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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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답사 1번지로 향하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쓴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는 전남 강진과 해남 일대의 답사길을 ‘남도 답사 1번지’라 불렀다. 이 답사길에는 지순하게 아름다운 향토적 서정과 역사의 체취가 은은하게 살아있기 때문이라는 말도 『牟눼? 벌써부터 기대감에 가슴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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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은 청자의 재료인 고령토와 땔감이 풍족해 오래전부터 도자문화가 발달했다. 특히 12세기 강진의 상감청자는 고려를 세계에 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청자에 무늬를 파내고 그 속에 백토(白土)를 메워 넣는 것이 상감기법이다. 은은하면서도 오묘한 빛깔을 자랑하는 비색(翡色)청자는 중국 송나라에서도 천하의 으뜸이라며 극찬을 했을 정도였다.
강진청자박물관(celadon.go.kr)은 옛날 도요지가 있던 곳에 세워졌다. 도요지란 토기나 도자기를 구워내던 가마 유적을 말한다. 박물관 입구부터 감탄사가 쏟아진다. 청자박물관 입구 오른쪽 정원에는 ‘계룡정’이란 정자가 있는데 지붕이 모두 청자기와로 이뤄져 있다. 영롱한 비취빛의 아름다움에 눈을 돌리기가 어렵다.
고려청자가 세계로 수출된 항구 중 하나가 바로 마량항이다. 조선시대에 제주의 말을 한양으로 실어나르던 항구라 해서 마량(馬良)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이곳에서 오는 30일부터 놀토수산시장이 열린다. 싱싱한 해산물과 건어물을 직거래할 좌판과 할머니장터, 농산물 판매 부스가 들어선다. 싱싱한 횟감을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 시식코너와 횟집, 마량의 별미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먹거리 코너도 마련될 예정이다.
다산의 숨결이 깃든 남도 유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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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초당과 백련사를 넘나드는 길을 걷다 보니 다산이 혜장선사와 학문을 논하고 토론을 벌였던 치열함도 느껴지는 듯하다. 다산기념관(dasan.gangjin.go.kr)에서는 다산의 삶을 살펴볼 수 있다.
한반도에서 일조량이 가장 풍부하다는 ?坪?봄빛은 따사로움 그 자체. 강진군 남성리의 영랑생가에 이르자 꽃망울을 터뜨린 모란이 맞이한다. ‘북(北) 소월, 남(南) 영랑’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김소월과 쌍벽을 이뤘던 영랑 김윤식의 생가다. 들여다보니 초가지붕을 얹은 집 세 채를 대나무가 호위하고 있다. 영랑의 대표시 ‘모란이 피기까지는’의 시비도 보인다. 찬란한 슬픔의 봄을 노래한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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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말에 영랑은 창씨개명과 신사참배를 거부했다. 광복을 앞두고선 ‘바다로 가자’ 등 저항시도 잇달아 내놨다. 6·25전쟁 중 서울에서 포탄 파편에 맞아 사망할 때까지 그의 삶은 붉게 피고 진 모란 그 자체였다. 강진군청 문화관광과 (061)430-3312
나주곰탕 먹고 금성관 산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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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에서 꼭 먹어봐야 할 것은 바로 곰탕이다. 나주곰탕은 장돌뱅이들과 장을 보러 온 백성에게 국밥을 팔던 것에서 유래됐다. 양지와 사태 등 좋은 고기를 삶아 육수를 내서 국물이 맑고 맛이 깔끔하다. 전라도 음식답게 계란지단과 고명이 탐스럽다. 소고기 수육도 유명한데, 입에 들어가면 살살 녹는다는 말이 실감난다.
곰탕을 먹고 산책 삼아 금성관에 들러보면 좋다. 금성관은 나주목의 객사 건물로, 매월 1일과 15일에 국왕에 대한 예를 올리고 외국 사신이나 정부 고관의 행차가 있을 때 연회를 열었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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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 홍어의 진수를 맛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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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포 주변 〈?알싸한 냄새가 돈다. 전라도의 명물 홍어를 맛볼 수 있는 ‘영산포 홍어거리’다. 삭힌 홍어 요리는 고려시대 나주 영산포를 중심으로 시작돼 목포와 광주에서 꽃을 피웠다. 흑산도에서 잡은 홍어는 7~10일에 걸쳐 영산포까지 올라오면서 자연 숙성된다. 현재 유통되는 홍어는 대부분 칠레나 아르헨티나 산이지만, 이곳에서 분홍빛이 감도는 국내산 홍어를 맛볼 수 있다. ‘홍탁삼합’이라 해서 톡 쏘는 홍어에 돼지고기와 묵은지를 한입 가득 넣고, 걸쭉한 막걸리 한 잔을 털어 넣으면 깔끔하게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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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기 전 도래한옥마을에서 잠시 쉬어가도 좋다. 풍산 홍씨 집성촌으로, 오래된 전통한옥마을의 모습이 잘 보존돼 있어서 2006년 전라남도 전통한옥마을로 지정됐다. 원래 최씨와 다른 성씨들이 사는 마을이었으나 풍산 홍씨가 이 부근에서 사냥하다가 예쁜 처녀에게 반해 처가살이를 하면서 홍씨 마을로 바뀌었다고 한다. 근대 한옥의 변화 양상과 건축 특징이 남아 있어서 세 채의 가옥은 중요민속문화재로 지정됐다.
나주 시티투어는 9월12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운영된다. 순환버스는 오전 10시에 빛가람혁신도시를 출발해 나주역을 거쳐 나주읍성, 천연염색박물관, 반남고분군 등을 돈다. 이용료는 황포돛배 승선료를 포함해 1만원. 나주시 관광문화과 (061)339-8593
박명화 여행작가 potatopak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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