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지사는 부정한 금품을 한 푼도 보태지 않고 경선을 치렀다고 강조했지만 검찰은 성완종 전 회장 측으로부터 1억원을 받았다는 혐의사실을 뒤집을 수준이 못된다고 보고 있다.
홍 지사는 이날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선 당시 후보 기탁금으로 낸 1억2000만원은 집사람이 몰래 관리한 대여금고에서 나온 돈으로 냈다"고 밝혔다.
이어 "11년간의 변호사 수입과 국회의원 시절 대책비로 매월 수천만원씩 나온 돈을 모아 일부를 기탁금에 썼다"면서 "아들 결혼식에 3000만원을 쓰고 아직 1억5000만원이 남아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홍 지사는 옛 한나라당 당대표 경선을 치른 2011년 중앙선관위에 경선비용 1억1178만원을 썼고 후보 기탁금 1억2000만원을 냈다고 신고했다.
경남기업의 뒷돈 1억원을 수수한 의혹에 휩싸인 홍 지사는 경선자금으로 부정한 돈을 쓰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날 회견에서 후보 기탁금 출처를 '부인 대여금고에 보관돼 있던 개인 돈'이라고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은 이미 지난 8일 조사에서 홍 지사로부터 이와 같은 취지의 진술을 청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성 전 회장 측으로부터 1억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반박할 수준이 못된다고 검찰은 결론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는 국회의원이던 홍 지사가 매년 재산 변동 내역을 신고한 내용과 금융계좌 입출금 내역 등을 분석한 결과도 이같은 결론의 근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지사가 국회의원으로서 벌었던 예상 수익과 자녀 교육비를 포함해 상식적으로 지출할 만한 금액의 규모도 감안됐다.
특별수사 경험이 많은 한 재경 검찰청 소속 검사는 "재산 내역이 다 공개되는 공직자가 수사를 받을 때 대여금고라는 일반적인 예상 범위 밖의 주장을 들고 나왔다는 점에서 수사팀은 소명 부족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은 금명간 홍 지사의 비서관을 지낸 신모씨를 소환해 조사한 뒤 이 사건에 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홍 지사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할 방침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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