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좌장·야권 대표 중 선택을"
침묵 깬 金, 개인성명 통해 촉구
정청래, 여수 내려가 '전화 사과'
주승용 "사과 받지만 복귀 안해"
[ 은정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내 친노무현(친노)계와 비(非)노(비노무현)계 간 해묵은 계파 갈등이 주승용 최고위원 사퇴 파동을 계기로 당 안팎에서 폭발하고 있다. 당 지지 기반인 호남발(發) ‘반(反)노’ 정서가 급속히 퍼지면서 취임 93일째를 맞은 문재인 대표 체제는 최대 위기를 맞았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11일 주 최고위원 사퇴 후 촉발된 당내 갈등에 대해 사과하며 봉합에 나섰지만 당내에서는 ‘문재인 대표 체제 전면 사퇴’를 요구하는 등 ‘친노 패권주의’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 패배의 고통보다 더 아픈 것은 패배도 모자라 당내 분열과 갈등으로 국민에게 더 큰 실망을 안기는 것”이라며 “국민과 당원들에게 큰 실망과 허탈감을 줘 깊이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畸?전 공동대표(사진)는 이날 개인 성명을 통해 “친노의 좌장으로 버티면서 끝까지 가볼 것인지, 아니면 그야말로 야권을 대표하는 주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결단을 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표는 이어 “(주 최고위원을 겨냥한 정청래 최고위원의) ‘공갈 발언’에 대한 사과만 있으면 상황이 수습될 것처럼 말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비켜가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난 7일 문 대표와의 만찬 회동과 관련해 “문 대표가 제게 ‘이러이러한 부분을 도와달라’고 할 줄 알았는데 그런 말은 없었다”고 했다.
비노계인 조경태 의원도 “당내 계속된 분열은 친노 패권주의 때문”이라며 “국민을 위해서라도 친노 패권족은 2선 후퇴하라”고 요구했다. 정대철 상임고문은 “친노라는 표현보다는 운동권적 강경파, 도덕적 우월감에 빠진 진영논리에 묻힌 사람들, 그래서 당을 강경 쪽으로 끌고가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당내 갈등의 당사자인 정 최고위원은 이날 주 최고위원의 지역구까지 찾아갔으나 만나지는 못하고 전화상으로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최고위원은 “오후 2시30분께 정 최고위원으로부터 ‘미안합니다. 직접 만나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는 문자가 와서 만나기 위해 지역구 사무실 근처까지 갔다가 취재진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전화 통화를 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화 통화에서) 정 최고위원이 ‘미안하다’고 사과한 뒤 ‘복귀해서 다시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다”며 “‘여수까지 와서 사과한 것은 받아들이겠다. 하지만 내가 최고위원으로 복귀하는 것은 별개 문제’라고 말했다”고 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