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프로그레스 퀘스트'(Progress Quest, http://www.progressquest.com)라는 게임을 아는가? 한국에서도 오래 전 인디 게임 웹진 등을 통하여 소개된 적 있는 이 RPG는 독특한 시스템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 받았다-바로 모든 것이 자동으로 진행되는 RPG이라는 점 때문에 더 유명해졌다.</p> <p>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개입하는 부분은 처음 캐릭터 생성을 제외하고는 프로그램 실행과 종료뿐이다.</p> <p>게임을 시작하면 게임 내 캐릭터는 혼자 퀘스트를 받고, 던전을 탐험하고, 획득한 아이템을 팔아 알아서 장비를 맞추고 다시 퀘스트를 진행한다. 게임은 천편일률적인 파밍(Farming)과 퀘스트 수행을 강제하는 수많은 MMORPG를 비꼬는 듯하다.</p> <p>"전투가 단순히 막노동에 비유될 뿐 재미는 갖추지 못하고, 오직 플레이어의 캐릭터가 성장하고 강한 장비를 얻는 부분만이 게임의 재미라면, 아예 나머지는 자동으로 진행해도 마찬가지가 아닌가?"하는...여담이지만 의외로 이 게임 나름 재미가 獵?편이다.</p> <p>중국 발 웹 게임에서부터 시작된 자동 시스템이 몇 년 전 한국에 소개되기 시작한 이후, 이 시스템은 사실상 한국의 대다수 모바일 게임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최신 모바일 RPG뿐만 아니라, 리듬액션 게임 등도 자동 플레이를 지원하는 시대가 왔다.</p> <p>이런 상황을 맞은 게이머들은 하나씩 의문부호를 붙이기 시작했다. 자동 시스템을 터부시하는 게이머들의 입장은 "게임이라면 공정한 룰 안에서 상대(혹은 게임 개발자)와 겨루는 두뇌 싸움"이지, "플레이어와 교감(Interaction) 없이 지켜 보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옳은 말이다.</p> <p>
원래 자동 시스템은 게임 편의를 위한 보조 시스템에서 출발했다. 전략 게임 등에서 지나치게 늘어지는 전투를 대신하여 자동으로 결과만 산출해 주는 식으로 매번 비슷한 전투를 넘어가고 다른 재미(전략 단위의 운용)에 좀 더 집중하라거나 하는 형태다.</p> <p>이러한 보조 시스템이 모바일로 넘어오면서 주 시스템으로 자리잡게 된 원인 중 하나는 모바일 기기의 입력 장치-터치 입력 기기의 한계 있다.</p> <p>터치 입력 기기는 기존 컴퓨터나 콘솔에서 이용되는 키보드, 마우스, 게임 패드 등에 비해 그 조작 방식의 한계가 명확하다. 입력 체계가 단 ?클릭, 홀드, 드래그)하고 정밀 조작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세밀한 조작이 필요한 게임-FPS나 대전 액션 게임 등을 모바일 기기에서 찾아보기 어렵게 만들었다.</p> <p>
이런 환경에서 게임디자인은 결국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모바일 게임의 자동 시스템은 이러한 제약 조건에 대한 타협의 산물이다.</p> <p>PC MMORPG에서의 핵 앤 슬래시(Hack and slash, 다수의 적을 한꺼번에 처치하는 전투) 전투를 모바일에서 구현하고 싶지만, 그걸 입력 장치가 충분하게 지원 해 주지 못한다. 거기에 더해 "캐릭터 성장"이라는 부분은 파밍(Farming, 수집을 농사에 빗댄 말)을 강요한다. 조작도 매끄럽지 못한데 파밍을 위해 불편한 전투를 무한에 가깝게 반복해야 한다고?</p> <p>자동 시스템을 지원하는 게임의 지향점은 명확하다. "플레이어는 캐릭터 성장과 관리만 신경 쓰시면 됩니다. 지루한 파밍은 그냥 알아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 편이 더 재미있을 겁니다."</p> <p>자동 시스템은 생각보다 많은 고민의 산물이다. 수월한 게임 조작을 통한 진입 장벽의 저하,익숙한 게임 시스템의 제공, 지루한 파밍 시스템의 단점 보완, 캐릭터의 육성에 게임 플레이를 집중시키기 위한 전략 등등의 많은 이야기들이 그 안에 들어가 있다. 말하자면, 의도에 맞는 자동 시스템은 그렇게 악하지도, 불합리하지도 않다.</p> <p>진짜 문제는 오히려 자동 시스템 이전에 재미없는 근본 게임 디자인이다. 자동 시스템 때문에 플레이어와의 교감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자동 시스템의 처음과 끝에 플레이어와 교감할 수 있는 장치가 부족한 게임 디자인이 이 문제의 진짜 최종 보스가 아닐까?</p> <p>한경닷컴 게임톡 임현호 객원기자 limhyunho@piedpipersent.com
■임현호는?</p> <p>PC 통신 시절 게임 디자인 소모임 팀장, 소규모 게임 개발팀의 팀장, 상업 게임 개발 회사의 게임 디자이너 등을 거치면서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겠다'고 몇 번을 되뇌이다, 정신차리고 보니 현재는 인디 게임 개발팀인 파이드 파이퍼스 엔터테인먼트의 게임 디자이너.</p> <p>현재 PC 게임인 아미 앤 스트레테지: 십자군의 게임 디자인 및, 개발 관련 각종 업무들을 담당하고 있다.</p>
[핫] 뮤 오리진, 4일만에 구글 매출 3위 '판' 흔들었다
넥슨, 중국 1등 모바일게임 '탑오브탱커' 4월 한국 출격
[핫]중국 iOS 매출, 열개 중 다섯 한국출시 "닮아가네"
넥슨, 중국 인기게임 '탑오브탱커' 사전예약 50만 훌쩍!
[핫] '몬스터길들이기' 대반격...최고 매출 '1위' 탈환
게임톡(http://www.gametoc.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한경스타워즈] 대회 참가자 평균 누적수익률 40%육박! '10억으로 4억 벌었다'
[특집_가계부채줄이기] '그림의떡' 안심전환대출 포기자들, 주택 아파트담보대출 금리 비교로 '반색'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게임 '프로그레스 퀘스트' |
![]() | ||
리듬액션 게임이지만 자동 시스템을 지원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
![]() | ||
넷마블 '마블파이터'. 모바일 기기의 한계는 장르의 제약을 가져온다 |
![]() | ||
[핫] 뮤 오리진, 4일만에 구글 매출 3위 '판' 흔들었다
넥슨, 중국 1등 모바일게임 '탑오브탱커' 4월 한국 출격
[핫]중국 iOS 매출, 열개 중 다섯 한국출시 "닮아가네"
넥슨, 중국 인기게임 '탑오브탱커' 사전예약 50만 훌쩍!
[핫] '몬스터길들이기' 대반격...최고 매출 '1위' 탈환
게임톡(http://www.gametoc.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한경스타워즈] 대회 참가자 평균 누적수익률 40%육박! '10억으로 4억 벌었다'
[특집_가계부채줄이기] '그림의떡' 안심전환대출 포기자들, 주택 아파트담보대출 금리 비교로 '반색'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