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근호 기자 ]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앞으로 10년 내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로 복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OPEC 내부 전략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오는 6월 OPEC 총회에서 발표될 보고서의 초안으로 작성됐다. 지난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OPEC 회의에서 회원국들에만 공개됐다.
보고서는 가장 낙관적인 상황을 가정해도 2025년 국제유가가 75달러 내외에서 거래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셰일 원유 업체들이 계속 살아남아 원유를 공급하기 때문에 유가가 안 오를 것이란 설명이다. 최악의 경우엔 40달러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OPEC은 내다봤다.
보고서는 원유 생산량 할당제(산유량 쿼터제)를 다시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원유 생산량 할당제는 2011년 이후 산유국 간에 생산 경쟁이 벌어지면서 유명무실해졌다.
미국 셰일업체에 빼앗긴 시장 점유율을 되찾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사상 최대치로 원유를 생산하면서 생산 단가가 높은 회원국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카타르와 쿠 鉗??유가가 배럴당 76달러만 돼도 국가 재정을 충당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국가는 100달러, 알제리는 130달러를 넘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최근 유가 동향도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연초 4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지난 6일 배럴당 60.93달러까지 올랐다가 11일 다시 59.25달러로 미끄러졌다. 유가가 오르면 쌓여 있던 원유 재고량이 시장에 풀리고, 셰일 원유업체들도 생산을 재개해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는 메커니즘이다. 실제로 미국 최대 셰일 원유 생산업체인 EOG는 유가가 배럴당 65달러로 회복되면 시추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