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모레퍼시픽, 백화점 1층 20년 독식한 수입화장품 품질 혁신으로 깼다

입력 2015-05-12 21:28  

국내 백화점 매출 첫 1위

2000년대까지 압도적이던 수입화장품 점유율 하락
아모레 4개 브랜드 매출, 미국 에스티로더 12개 제쳐
LG생활건강도 약진…후·설화수, 면세점 1·2위



[ 임현우 기자 ] “유럽이나 미국에선 중저가 수준인 화장품마저 한국에 들어오면 ‘명품’으로 둔갑해 백화점의 목 좋은 매장들을 차지했어요. 국내 업체는 구석자리 하나 얻기도 하늘의 별 따기였죠.”


1990~2000년대 태평양(현 아모레퍼시픽)에서 백화점 영업을 맡았던 한 직원은 토종 화장품의 설 자리가 좁던 당시의 ‘설움’을 이렇게 전했다. 당시 백화점의 논리는 간단했다. ‘외제 선호’가 강해 수입 화장품 매출이 압도적으로 높았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1992년부터 샤넬, 에스티로더, 시세이도 등이 잇따라 한국법인을 세우고 백화점에 직접 매장을 열었다. 이후 백화점 1층 화장품 코너에서는 외국계의 독주체제가 20년 넘게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한국 화장품의 품질과 위상이 급상승하면서 기존 구도가 바뀌고 있다. 12일 한국경제신문이 입수한 전국 백화점 76개 점포의 화장품 매출 자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전체 점유율은 2012년 15.81%에서 올 1분기 19.05%로 뛰어 미국 에스티로더그룹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아모레퍼시픽이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브랜드는 설화수·헤라·아모레퍼시픽·프리메라 등 4개인 데 비해 에스티로더는 에스티로더·맥·바비브라운·크리니크 등을 포함해 12개다. 아모레의 4개 브랜드 판매액이 에스티로더의 12개 브랜드 매출보다 많은 것이다. LG생활건강도 3년 새 7.93%에서 10.27%로 상승해 샤넬과 P&G를 제치고 5위에 안착했다.

한 백화점의 화장품 담당 바이어는 “공격적인 마케팅과 시장 선도 제품을 무기로 중국인 관광객(요우커)뿐 아니라 내국인 매출도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백종욱 아모레퍼시픽 백화점TM팀장은 “단일 브랜드 기준으로는 설화수가 이미 2005년부터 10년째 백화점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며 “최근에는 헤라가 ‘UV 미스트 쿠션’ 등의 히트에 힘입어 상위권으로 도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외국계 화장품 공룡들은 하나같이 점유율이 뒷걸음질하거나 정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에스티로더그룹은 20.31%에서 19.02%로, 키엘·랑콤·비오템 등의 로레알그룹은 15.80%에서 13.93%로 하락했다. 크리스찬디올·베네피트 등을 보유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은 점유율이 10~11% 사이에 멈춰 있어 LG생활건강에 바짝 쫓기는 형편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수입 화장품 중에서도 최고가 브랜若?그나마 건재하지만 상대적으로 중가로 분류되는 키엘·비오템·크리니크 등의 매출 하락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면세점에서 ‘요우커 특수’에 이어 백화점에서도 좋은 실적을 내자 고무된 분위기다. 후와 설화수는 국내 면세점에서 내로라하는 명품 패션 브랜드를 모두 꺾고 매출 1·2위를 다투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올 1분기 면세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1% 급등한 1509억여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면세점에서 우리 경쟁 상대는 루이비통”이라고 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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