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한화건설 ‘5전 6기’ 회사채 발행

입력 2015-05-14 10:25  

내달 중순 1500억~2000억 규모… 공모 금리 年 5% 넘을 듯
2012년 수요 예측制 도입 후 5차례 공모債 발행했지만 수요 예측 全敗
“高금리 매력… 수요 있다” vs “롯데·SK와는 달라… BBB등급으로 강등 가능성 상존”



이 기사는 05월12일(05:0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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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건설이 최소 1500억원어치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건설은 내달 중순 1500억~20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하고 몇몇 증권사들과 구체적인 조건을 조율 중이다. 채권 만기는 3년이 될 것이라고 IB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채권 발행으로 조달한 돈은 7월 만기가 돌아오는 2000억원어치 회사채를 상환하는 데 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발행 규모, 금리 등 구체적인 발행 조건은 내주 발행 주관사 선정과 실사 등의 절차를 거쳐 이달 말 확정된다.

한화건설은 2012년 4월 회사채 수요 예측 제도가 도입된 뒤 5차례(2012년 6월, 2013년 4·8·12월, 2014년 4월) 공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수요 예측에 실패했다. 한 증권사 채권 발행 담당 임원은 “해외 사업장 부실 여파로 실적 부진과 신용등급 하락 우려가 불거져나온 탓에 채권 투자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했다.

가장 최근인 작년 4월 21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하려고 실시한 수요 예측에선 채권을 사겠다고 한 기관투자가가 1곳에 불과했고, 신청 금액도 300억원밖에 되지 않았다. 모집 물량의 85%를 못 팔았다. 이후 한화건설은 그해 2분기 중동 지역에서 발생한 손실을 회계 장부에 반영하면서 3731억원의 대규모 순손실을 냈고, 그 여파로 9월엔 신용등급도 기존 ‘A0’에서 지금의 ‘A-’(투자 적격 등급 10개 중 상위 7번째)로 한 단계 떨어졌다. 잇달아 터져나온 악재로 같은 해 11월 만기가 돌아온 1000억원어치 회사채는 차환(새 채권을 발행해 기존 채권을 상환)할 엄두도 못 내고 갖고 있던 현금으로 갚았다.

한화건설이 3년에 걸친 ‘5전 6기’ 끝에 회사채 수요 예측에 성공할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성공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시장 참가자들은 ‘고금리 매력’을 주된 이유로 들고 있다. 한 증권사 채권 담당 임원은 “롯데건설과 SK건설(둘 다 신용등급 ‘A0’)이 지난달 연 4%대 중후반 금리로 각각 1300억원, 1500억원어치의 채권 투자자 모집에 성공한 사실에 비추어볼 때 한화건설도 금리만 많이 준다면 저금리에 지친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을 충분히 끌어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화건설은 이번 채권의 공모 금리를 KIS채권평가 등 채권 평가사들이 시가로 평가한 한화건설 회사채 금리에 0.3%포인트 정도 얹은 수준으로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만기 3년짜리 회사채의 경우 공모 금리가 연 5.1%를 훌쩍 넘게 된다. 국채 수익률(연 1.87%)의 3배에 가까운 고금리다.

그러나 반대 전망도 적지 않다. 가장 발목을 잡는 요인은 낮은 신용등급이다. 한 증권사 채권 연구원은 “통상 기관투자가들은 ‘A-’ 회사채는 비우량 등급인 BBB등급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상존하는 만큼 해당 기업의 업황이 좋거나 모회사의 지원 여력이 높은 경우에만 사들인다”고 했다. ‘A-’ 회사채와 ‘BBB+’ 회사채는 불과 한 단계 차이인데도 금리 격차는 2.5%포인트에 달할 정도로 크다. 신용등급이 ‘A-’에서 ‘BBB+’로 떨어졌을 때 투자자가 입을 손실폭도 그만큼 깊을 수밖에 없다. 이 연구원은 “한화건설의 경우 국내외 건설 경기 회복이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데다, 해외 사업장 부실 우려도 말끔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여서 등급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한화건설의 신용등급을 매기면서 “해외 플랜트 공사 현장에서 추가 손실이 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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