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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1%대의 초저금리 시대에 들어서며 기관 투자가는 부동산펀드·부동산투자회사(리츠) 등 부동산간접투자상품으로 수익률을 높이는 반면 개인 투자자는 혜택을 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개인이 투자할 수 있는 공모형 부동산펀드는 단 2건 새로 만들어졌다. 리츠는 최근 3년간 새로 상장된 종목이 없다. 개인의 부동산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도입된 두 제도가 본래 취지에 어긋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펀드·리츠 10년새 8~15배 성장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전체 펀드 순자산총액(376조625억원) 가운데 부동산 펀드의 비중은 8.24%(29조7413억원)이다. 10년전인 2005년 1.19%에서 크게 성장했다. 리츠 규모 역시 2005년 1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5조원으로 늘었다.
부동산간접투자상품이 성장세를 이어가는 이유는 주식시장 불황과 저금리 정책이 겹치며 예금 주식 채권 등 전통적인 투자수단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대체투자 상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리츠는 연평균 7~8%, 부동산 펀드는 14%대의 수익률을 보인다.
이같은 수익률은 주로 연·기금과 보험사인 기관 투자가들이 누리고 있다. 투자 규모가 큰 부동산에 일반 개인 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부동산간접투자상품의 설립 취지지만, 실제로 개인이 투자할 통로는 부족하다. 현재 운용되고 있는 간접투자 상품 자체가 기관 투자자 위주의 사모펀드로 이뤄져서다.
◆공모형펀드 2개, 상장리츠 5개
최근 1년간(2014년 5월~2015년 5월) 새로 설정된 공모형 부동산 펀드는 2개다. 전체 신규 펀드(165개)의 1.2%에 그친다. 한화자산운용이 지난해 11, 12월에 내놓은 ‘한화월지급식아시아리츠부동산투자신탁’ ‘한화라살월지급식글로벌리츠부동산투자신탁’이다. 각각 아시아 및 호주지역과 전세계 부동산 관련 주식과 리츠에 투자하는 펀드다.
순자산액 역시 지난달 말 기준 공모형은 1조912억원으로 사모형(30조7526억원)의 30분의1 수준에 그친다. 부동산 펀드가 처음 등장한 2004년에는 공모형이 6274억원으로 사모형(2357억원)보다 3배 가량 많았다. 이후 2007년 1조7242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부터 감소세에 들어갔다.
2002년 도입된 리츠는 더욱 상황이 심각하다. 개인이 투자할 수 있도록 상장된 리츠는 지난해 7개에서 올해 5개로 줄었다. 이 가운데 코크렙15호는 관리종목에 지정됐고 이코리아리츠는 거래중지 상태다. 이날 기준 상장 리츠 3곳의 거래량은 2만8273주에 그친다. 3년째 신규 상장된 리츠도 없다. 모두투어가 호텔사업을 위해 설립한 모두투어리츠가 올 하반기 상장을 추진하는 게 유일하다.
◆“시장 성장 위해서도 개인 투자 필수”
부동산간접투자상품 시장이 더 성장하려면 일반 투자자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이상재 한국리츠협회 정책팀장은 “지난달 말 한국거래소는 비개발 리츠사의 상장 요건을 낮췄다”며 “리츠가 지속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선 상장 리츠가 늘어 일반 투자자가 시장에 자유롭게 들어올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령화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부동산간접투자상품에 개인 투자가 늘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으로 오피스빌딩 쇼핑시설 호텔 등에 투자할 수 있는 부동산펀드와 리츠가 안정적인 투자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부동산펀드는 안정적인 임대수익과 배당수익을 얻을 수 있고 지역별, 유형별로 분산투자가 가능해 개인에게도 좋은 투자상품”이라며 “공모방식이 늘어나기 위해서는 소액 투자자에 대한 세제지원 등 혜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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