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의회에서 '홍준표-박종훈 사퇴' 설전 벌어져

입력 2015-05-14 15:51  

학교 무상급식 예산 지원 문제를 두고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의 사퇴를 촉구하는 여·야 도의원의 설전이 벌어졌다.

노동당 여영국 도의원은 14일 경남도의회 제326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홍 지사가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 도정이 겉돌고 있으며, 시일이 갈수록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며 홍 지사의 사퇴를 촉구했다.

여 의원은 "홍 지사는 불법 정치자금 1억원 수수 혐의을 벗어나려고 2011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 때 기탁한 1억2000만원의 출처를 대여금고에 보관한 부인의 비자금이라고 했으며, 비자금 중 일부는 국회 대책비에서 쓰다 남은 돈이라고 말했다"며 "이는 업무상 횡령과 함께 공직자 윤리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홍 지사는 이번 1억원 수수 혐의 해명 과정에서 공천헌금까지 들먹여 자신이 속한 당을 공격하는 자살골도 넣었다"고 비꼬았다.

그는 진주의료원 폐업과 무상급식 예산 지원 중단 등을 독선적인 도정 운영이라고 날을 세운 뒤 "홍 지사는 도민과 공직자의 마음속에 도지사에 대한 권위와 신뢰가 없음을 스스로 잘 알 것이며, 도지사직을 내려놓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여 의원이 5분 발언 원고를 읽어내려가는 동안 새누리당 도의원이 다수인 회의장 내 의석 여기저기서 '琉맨彎?#39;는 등의 고성이 터져 나왔다.

"들어와", "말을 가려서 해라"는 등 고함이 이어지고 일부 의원은 자리를 떠나는 등 한동안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에 맞서 새누리당 박삼동 의원은 경남도교육청의 교육 행정을 질책하며 박 교육감의 사퇴를 요구했다.

박 의원은 "교육감은 급식문제 해결을 위한 도의회의 중재안을 거부하면서 아직도 뻔뻔하게 말도 안 되는 억지 논리로 도민을 선동하려 하고 있다"고 거세게 비난했다.

또 "박 교육감은 여론 수렴을 한 뒤 중재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해 놓고선 갑자기 학부모의 의견 수렴을 중단하고 그것도 모자라 이미 취합한 설문 조사서까지 파기하라고 일선 학교에 지시해 교육 공무원들을 불법 현장으로 내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박 교육감은 전교조와 일부 좌파세력에 휘둘려 도의회 중재안을 거부, 교육감의 본분을 저버리고 22만6000명 서민 자녀의 따뜻한 밥 한 끼를 걷어차 버려 도민의 용서를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도민과 함께 갈 수 없는 독자노선이라면 교육감의 직책을 조용히 내려놓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경남도의회 본회의가 열리기에 앞서 시민·사회 단체 회원과 학부모들이 도의회 앞에서 무상급식의 원상 회복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홍 지사는 애초 도의회 본회의장에 출석하기로 했다가 집회 참석자들과의 충돌을 우려해 불참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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