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정 기자 ]
올 1분기 미국의 부동산 거래 규모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글로벌 투자자금이 미국의 상업용 빌딩, 쇼핑몰, 물류 창고, 일반 주택에까지 몰리고 있다. 세계적인 저금리와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맞물려 나타난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14일 시장조사업체 리얼캐피털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 1분기 미국의 부동산 거래 규모는 1290억달러(약 140조9325억원)로 집계됐다. 1분기 기준으로 2007년 이후 최대다. 이 기간 미국 부동산시장에 들어온 해외 투자금은 약 240억달러로, 작년 한 해 동안 유입된 해외 투자금의 절반을 웃돈다.
기관투자가들이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면서 1분기 상업용 빌딩 거래는 전년 동기 대비 45% 늘었다. 지난 3월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회사 블랙스톤이 시카고의 초고층 빌딩 윌리스타워를 13억달러에 사들인 것이 대표적이다.
2분기에도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헤지펀드 조사업체 프레킨은 “싱가포르투자청 등 기관투자가가 사무실용 고층 빌딩과 물류 창고 沮?대거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중심가에 있는 초고층 빌딩 가격은 2008년 기록한 사상 최고치보다 33% 이상 높아졌다.
일각에서는 거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1분기 미국 경제 성장이 부진했지만 2분기 이후 다시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미국 부동산에 대한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며 “너무 빠르게 오르는 가격 때문에 거품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가파르게 상승한 가격으로 투자 수익률은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뉴욕 맨해튼에 있는 사무용 부동산 투자 수익률은 4%대 초반으로 2007년 12월 이후 최저로 내려앉았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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