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서 기자 ]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유가가 떨어지더라도 원유 감산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향후 10년간 원유값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며 회원국들에 산유량 할당제를 엄격히 지켜야 한다고 권고한 데 따른 반응이다.
산유량을 유지해 국제 원유시장의 주도권을 잃지 않겠다는 전략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사우디 정부 관료는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사우디가 생산비용이 높은 미국 셰일오일 업계를 압박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다음달 열리는 OPEC 석유장관회의에서도 감산 계획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가 떨어져도 생산량을 유지하는 정책이 주효했기 때문에 바꿀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이날 유가 하락을 감수하고 생산량을 유지한 사우디가 승자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IEA는 “미국 셰일오일 업계의 다년간 이어져온 성장세가 확실히 꺾였다”고 평가했다.
IEA는 다만 “시장 점유율 전투에서 사우디가 궁극적인 승리를 이뤄냈다고 평가하기엔 이르다”며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 등 OPEC의 다른 산유국은 물론 브라질 러시아 등도 공급 확대에 나서고 있고, 미국 셰일오일 업계 역시 원가 절감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어 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