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형석 기자 ] 미국과 유럽에선 상·하한가라는 개념이 아예 없다. 개별 종목에 대형 악재가 터지면 하루에도 50% 이상 주가가 빠진다. 반면 중국 대만 등은 한국보다 가격제한폭이 좁다. 시장의 효율성과 증시 안정 중 어느 쪽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가격제한폭이 다르게 설정되고 있다.
뉴욕 증권시장은 개별 종목이 아닌 지수가 크게 움직였을 때만 거래가 중단된다. 이른바 ‘서킷 브레이커(circuit breakers)’ 제도다. 다우존스지수가 전날보다 10%, 20% 떨어질 때마다 거래를 멈추고 30% 이상 떨어지면 장이 종료된다. 한국 등 주요 아시아 국가에서 외환위기가 터진 1997년 10월27일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모든 주식 거래가 중단됐다. 유럽도 2001년 스페인이 가격변동폭을 폐지한 후, 상·하한가를 제한하는 나라가 없다. 다만 개별 종목의 주가가 과도하게 급등락했을 때는 잠시 거래를 중단시키거나 주문을 받지 않는 방법으로 투자자들에게 생각을 정리할 기회를 준다.
반면 아시아 거래소들은 상·하한가 규정을 엄하게 적용한다. 개별 종목의 거래제한폭은 대만이 ±7%, 중국이 ±10% ? 가격변동폭이 작다 보니 장이 좋을 때는 상한가 종목이 무더기로 쏟아진다. 지난달 10일엔 상하이와 선전증시에 상장된 103개 B주 가운데 거래정지된 주식을 뺀 87개 종목 전체가 가격제한폭까지 오르기도 했다. 일본은 정률이 아닌 정액으로 가격상한폭을 정한다. 예컨대 주가가 7000~1만엔 범위에 있는 종목의 거래제한폭은 1500엔이다.
한국도 1995년 4월 이전엔 일본처럼 상·하한가 정액제를 적용했다. 주가를 17단계로 분류해 주가 수준에 따라 특정액을 상·하한가로 정했다. 이후 6%, 8%(1996년 11월), 12%(1998년 3월), 15%(1998년 12월)로 단계적으로 가격제한폭을 확대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