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 너머에서 '한류육아'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토종 육아(유아)업체들의 주가가 연일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저출산 영향으로 부진한 국내 시장을 타개하기 위해 중국으로 진출한 업체들이 현지 산아제한 완화· 소비 확대와 맞물려 중국 수혜주로 각광받고 있다.
◆ 보령메디앙스 233% 급등 … 캐릭터도 한류주
17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아용품 업체인 보령메디앙스 주가는 올 들어 지난 15일까지 227.45% 급등했다. 연 초 7650원에서 출발한 주가는 현재 2만5050원까지 치솟았다.
동종 업계에 있는 제로투세븐과 아가방컴퍼니도 각각 91.00%, 89.86% 뛰었다. 8220원이던 제로투세븐은 1만5700원을 찍었다. 아가방컴퍼니는 6900원에서 1만3100원까지 올랐다.
사교육 업체인 삼성출판사는 62.20%, 캐릭터 업체인 대원미디어도 22% 뛰었다. 분유업체 매일유업은 16.24% 올랐다.
이들 업체의 공통점은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 출산율 저하에 따른 소비 감소와 밀려드는 수입용품, 해외직구 활성화 등으로 매출이 급감한 국내 시장 대신 중국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가장 먼저 2007년 중국법인을 설립한 제로투세븐은 현재 알로앤루, 섀르반, 마마스&파파스 등의 브랜드로 250여개 매장을 중국에서 운영 중이다. 이 회사 실적에서 중국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8%에서 지난해 12%로 상승했다.
보령메디앙스도 2013년 천진법인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중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2013년 7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63% 증가한 119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최근 알리바바의 타오바오몰에서 보령메디앙스 브랜드인 B&B의 브랜드 인지도가 타오바오몰 전체 2위를 기록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대주주가 중국의 랑시그룹으로 바뀐 아가방컴퍼니도 랑시그룹의 유통망을 이용해 본격적인 중국 진출을 꾀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중국에서 '금전명작' 등 4개 분유 브랜드를 출시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중국향 분유 매출은 지난해 34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에도 35%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원미디어는 올해 상반기 중에 자체 제작 캐릭터인 '곤(GON)'의 중국 방영을 준비 중이다. 중국 내 뽀로로의 성공에서 볼 수 있는 듯 애니메이션의 성공은 향후 인형, 완구, 테마파크 등으로 확대될 수 있어 주목할 만 하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신근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중국 시장은 국내 육아용품 업체가 진출하기 매력적인 구조" 라며 "육아용품 특성상 '신뢰' 측면에서 국내 제품의 진입 여지가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中 산아제한 완화…육아산업 블루오션
육아업체의 중국 진출은 2013년 중국 정부의 산 팁┎?완화 정책과 맞물려 더욱 탄력받고 있다. 기존 1자녀 정책을 고수하던 중국 정부는 부부 2명 중 한 명이 독자일 경우 둘째를 낳을 수 있도록 정책을 바꿨다.
중국사회과학원은 산아제한 정책 완화로 향후 5년간 약 800만 명의 신생아가 태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한슬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빠 어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등 한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육아 관련 프로그램들이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으며 K-브랜드의 입지가 높아지고 있다" 며 "
이러한 영향은 국내 육아용품 브랜드의 중국 진출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시장에 주력하고 있는 업체보다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업체에 주목해야 한다" 며 "특히 최근 육아 관련 산업은 완구, 의류 중심에서 교육, 식품,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육아업체들은 활발한 중국 진출과 함께 국내에서는 골든키즈(외동으로 태어나 공주, 왕자 대접을 받는 아이)를 공략하는 데 힘쓰고 있다.
한 자녀 가구가 늘면서 골드키즈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아이를 위해 부모·친조부모·외조부모 등 6명의 어른들이 지갑을 연다는 '식스(6) 포켓' 현상이 생겨난 데 따른 것이다. 요즘 들어서는 식스 포켓에 고모와 이모까지 가세하면서 '에잇(8) 포켓'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 연구원은 "육아산업은 비쌀수록 잘 팔리는 아이러니한 시장" 이라며 "높아진 초혼 연령으로 인한 부모의 경제력 상승, 맞벌이 가구 증가 등으로 국내 육아용품 시장도 고급화, 전문화되고 獵?quot;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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