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은이 기자 ] 농림축산식품부는 17일 장수풍뎅이 애벌레와 귀뚜라미를 한시적 식품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그동안 정부는 곤충 가운데 메뚜기와 식용 번데기, 백강잠(누에) 등 3개 품목만 식품원료로 인정하다가 지난해 7월 갈색거저리 유충과 흰점박이꽃무지(굼벵이) 유충 등 두 개 품목을 한시적 식품원료로 추가했다. 이번 조치로 장수풍뎅이 애벌레와 귀뚜라미도 식용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농식품부는 곤충의 식품원료화로 연간 1700억원 규모의 신시장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곤충의 영양적 가치는 육류 못지않다”며 “다른 동물에 비해 2~4배 이상의 효율로 단백질을 체내에 축적하기 때문에 식용으로 적합하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은 곤충 식품산업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이미 귀뚜라미 분말에 견과류를 섞어 만든 영양바(bar)와 대나무 애벌레가 들어간 보드카 등이 세계 시장에 나와 있다. 딱정벌레와 흰개미를 가공한 통조림과 치즈도 글로벌 식탁에 올랐다. 세계 곤충시장 규모는 2007년 11조원에서 2020년 38조원대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한국의 곤충 식품산업은 걸음마 단계다. 전국 622개 농가가 약용이나 사료용 곤충을 기르고 있는 정도다. 가장 큰 장애물은 곤충에 대한 대중의 혐오감이다. 농식품부는 거부감을 해소하기 위해 작년에 새롭게 식품원료로 허용한 곤충의 애칭을 공모해 발표하기도 했다. 갈색거저리는 고소하다는 뜻의 ‘고소애’, 흰점박이꽃무지는 꽃과 굼벵이를 합친 ‘꽃벵이’로 정했다.
세종=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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