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로 사는 수익형 부동산 유지·보수 비용 따져야"

입력 2015-05-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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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에게 듣는다 - 우형달 GMRC 대표

10억원짜리 NPL을 7억에 사서 10억에 팔아도
차익 3억에 대해 세금없어

NPL 투자 고수 되려면 금융공학·유통에도 밝아야



[ 이해성 기자 ] 우형달 GMRC 대표(사진)는 자타가 공인하는 경매와 부실채권(NPL) 전문가다. 최근 ‘아주 위험한 경매’란 책을 내놨다. 앞서 낸 ‘위험한 경매’, ‘더 위험한 경매’에 이은 3부작 완결편이다. 1990년 건국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일본에서 유학했다. 생활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귀국해 일자리를 찾았다. 1994년 옛 신동아그룹 계열 대생상호신용금고에 취직한 게 경매에 인생을 걸게 된 시작점이다. 그는 여기서 채권관리(추심) 업무를 맡았다. 아침저녁으로 채무자에게 이자 납부를 고지하고 여의치 않으면 찾아가서 받아내는 일이었다. 자연스럽게 경매 부동산에 관심을 갖게 됐다.

처음 경매를 시작한 건 1996년이다. 스스로 경매를 한번 해보라는 직장 상사의 조언에 경기 성남의 한 다가구주택에 직접 도전했다. 반지하~2층 건물(감정가 7500만원)을 4620만원에 낙찰을 받았다. 우 대표는 “세를 놓으니까 7000만원이 나왔다”며 “한 번에 1년치 연봉이 나오니까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외환위기로 1998년 대생금고가 문을 닫은 이후에는 전업으로 뛰어들었다. 올해 낙찰받은 물건만 6건, 현재까지는 100여건이 넘는다.

경매가 위험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일단 입찰보증금을 날릴 위험이 항상 있다. 낙찰을 받아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해 공실이 나면 수익률이 떨어진다. 대출을 많이 낀 경우 위험은 더 높아진다. 우 대표는 “투자자 10명 중 3분의 1은 벌고, 3분의 1은 본전, 그리고 나머지는 망한다”며 “직장 생활을 하면서 부업으로 넘볼 분야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전업으로 치열하게 해야 성공한다는 것이다. 앞서 쓴 여러 저서에 경매 투자를 직장인들에게 권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마케팅 측면에서 과장한 부분이 있다. 정정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한 오류동 오피스텔 투자 실패 건을 언급했다. 13실을 한꺼번에 낙찰받았다. 그러나 공실이 문제였다. 1개월만 공실이 생겨도 수익률이 확 내려갔다. 찔끔찔끔 들어가는 유지·보수 비용도 생각보다 컸다.

우 대표는 “오피스텔, 낡은 다가구주택 등 수익형 부동산은 수리비용 때문에 골치 아플 때가 많다”며 “장부상 예상수익과 실제 실현수익은 다른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감정가 이상 낙찰’이 난무하는 요새 경매시장 분위기에 대해 “미쳐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분위기에 휩쓸려 고가에 낙찰받으면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다. 그는 “별 생각없이 대출을 많이 끼고 들어갔다가 나중에 금리가 오르고 변수가 생기?감당이 안 된다”며 “부동산 시장은 올라갈 때는 확 올라가지만 어느 한쪽에서 작은 구멍이라도 나면 한순간에 고꾸라진다”고 강조했다.

경매와 직결돼 있는 NPL도 그의 전문 분야다. 그의 강원대 부동산학 박사학위 논문 주제가 ‘NPL 회수실태에 대한 연구’다. 1998년 저당권 유동화가 가능해진 이후로 NPL 투자 및 연구에 집중해 왔다. NPL을 사서 제3자가 낙찰받도록 한 다음 배당금을 챙기거나, 본인이 직접 낙찰받는 방법으로 수익을 낸다.

그는 “만약 10억원짜리 NPL을 7억원에 사서 10억원에 팔면 차익 3억원에 대해서는 세금이 없다”며 “실매입가를 10억원으로 보기 때문인데 이 부분이 NPL 투자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NPL 투자는 NPL로 분류된 물건을 유암코 등에 문의해 사거나, NPL 중간도매상 등에게 수수료를 주고 개별적으로 사들이는 방법 등이 있다.

NPL 투자열기는 뜨거운 편이다. 그가 운영 중인 주말 NPL 강의 주말반 수강생 40명 중 20명이 지방 상경 투자자일 정도다.

그는 “NPL에 투자하려면 부동산뿐 아니라 금융공학, 유통에도 밝아야 한다”며 “금융회사들도 NPL을 계속 안고 가기보다는 손을 떼고 가려는 게 추세라 향후 경매 시장에서 차지하는 NPL 비중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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