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대필 사건' 강기훈, 암투병 중 검찰·법원 사과 요구

입력 2015-05-18 09:28  

'유서대필 사건'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강기훈(51)씨가 암 투병 중 검찰과 법원의 사과를 공식 요구했다. 강씨는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동료였던 김기설씨가 1991년 5월 노태우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분신했을 때 유서를 대신 써주고 자살을 방조했다는 누명을 쓰고 감옥살이를 했다.

강씨는 18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을 통해 입장을 내고 "당시 수사 검사들과 검찰 조직은 제가 유서를 쓰지 않은 것을 알면서 진실을 왜곡했다"며 "지금이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원은 1991년, 1992년은 물론이고 재심 후에도 2009년 검찰 재항고 사건을 3년이나 방치하고 이번 대법원 판결에서도 과거의 잘못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며 "법원도 한 마디 사과라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저를 끝으로 다시는 이런 피해자가 없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라도 책임을 질 사람은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스스로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그 책임을 물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14일 대법원이 강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한 뒤 처음 나온 대응이다. 현재 암 투병 중인 강씨는 대법원 선고 당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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