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방사능 폐기물 처리장 내달 가동
방폐장 추진 30년만에 결실
총 공사비 1조5000억 투입
국내 발생 폐기물 77% 저장
[ 임원기 기자 ]
국내 최초의 방사성 폐기물 처분 시설인 경주방폐장이 다음달 중순부터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1986년 정부가 방폐장 건설을 추진한 지 30년 만이다.
방폐장을 운영하는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방사성 폐기물을 처리하는 과정을 18일 언론에 처음 공개했다.
지난해 말 원자력안전위원회 사용 승인을 받고 지난달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최종 적합성 검사를 통과한 경주 방폐장은 인공으로 조성한 거대한 동굴을 이용해 방사성 폐기물을 처분하는 게 특징이다. 인공 동굴 등을 조성하기 위해 1조5436억원이 투입됐다.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방사성 폐기물을 표층 처리(지표면 위에 별도의 건물을 지어서 처분하는 것)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만큼 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우려가 많았기에 외부 노출이 없는 땅속에 처리 시설을 만들었다.
동굴에 처분할 수 있는 방사성 폐기물 용량은 200L짜리 드럼 기준 10만개. 1978년 고리원전 1호기가 처음 가동을 시작한 이래 국내에서 발생한 중·저준위(원전에서 사용된 장갑, 부품, 신발 등) 방사성 폐기물 13만드럼의 77%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2019년 2단계 표층처분시설 공사가 완료되면 12만5000드럼을 추가로 처분할 수 있게 된다.
경주 방폐장에서 처분되는 폐기물은 이곳에 오기 전에 이미 한국수력원자력의 자체 검사와 예비 검사 등 두 차례 검사를 거친다. 방사성폐기물이 담긴 드럼은 10㎝ 두께의 콘크리트 처분 용기에 16개씩 밀봉돼 운반트럭을 통해 처분 동굴로 이동한다. 방폐장 주변은 콘크리트 차단벽 등이 설치돼 있어 방사선량이 자연방사선량(일상 생활에서 노출된 방사선량)의 100분의 1에도 못 미칠 정도로 미미하다. 공단은 방폐장 주변에 여덟 개의 환경방사선감시기를 설치, 주변 토양과 곡류 어류 등을 정기적으로 채취해 방사선 영향 여부를 감시한다.
그러나 국내에서 방폐장 운영이 처음 시도되는 만큼 국민적 관심과 우려는 여전히 높다. 이종인 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은 “방폐장이 얼마나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고 국가에 꼭 필요한 시설인지를 국민이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시설을 공개했다”고 말했다.
경주=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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