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작아도 생산시설·연구소 갖춰야"

입력 2015-05-18 21:30  

박혜린 한생화장품 회장의 '제조 중시론'


[ 안재광 기자 ] 한생화장품은 작은 규모임에도 국내에 연구소와 제조라인까지 갖춘 몇 안 되는 회사다. 작년 매출은 24억원에 불과했다. 생산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지난해 10억원 가까운 적자를 냈다. 그런데도 설비투자를 더 늘리고 있다. 대부분의 화장품 회사가 한국콜마 등 전문업체에 제조를 따로 맡기는 것과 다르다. “직접 개발해 바로 제품을 만들지 않으면 차별화가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한생화장품을 2009년 인수한 박혜린 회장(사진)은 ‘제조가 곧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사업 규모가 아무리 작아도 자체 연구소와 제조라인을 반드시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2013년 매출 100억원 규모의 라미화장품을 인수했을 때도 연구개발(R&D)과 제조시설을 확충하는 일부터 했다. “애플과 싸우는 삼성전자가 경쟁력이 있는 것도 직접 제조하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삼성전자는 애플과 달리 베트남, 중국 등지의 자체 공장에서 직접 스마트폰을 만든다. 박 회장이 거느린 원격 검침업체 옴니시스템, 신용카드 제조회사 바이오스마트 등 10여개 계열사도 크든 작든 연구소와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향상되는 실적은 박 회장의 ‘제조 중시론’을 뒷받침한다. 주력 계열사 옴니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의 올 1분기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48% 증가한 211억원이었다. 영업이익도 두 배 이상 늘어 19억원을 기록했다.

박 회장은 “혁신은 머리가 아닌 생산 현장에서 나온다”며 “현장에서 나온 몇몇 아이디어를 현재 사업화하고 있고 성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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