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평가체계 만들어야 부동산처럼 쉽게 거래"

입력 2015-05-18 21:40  

발명의 날 50돌, 특허청 '지식재산 국제 콘퍼런스'

샌디지 WIPO 사무차장 등 IP 전문가 200명 참석
한·중·일 국제특허출원 38%…"3국 협력해야 특허출원 신속"



[ 추가영 기자 ]
특허협력조약(PCT)을 통해 작년 세계 각국이 출원한 국제특허는 21만4500여건에 달했다. 2005년 13만6753건에 비해 10년 만에 60% 가까이 증가했다. 특허, 상표, 저작권 등의 지식재산권(IP)을 사고파는 글로벌 거래도 급증하는 추세다. 특허 자체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IP 비즈니스 시대가 열리고 있다.

특허청은 18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호텔에서 올해로 50번째를 맞은 ‘발명의 날’을 기념해 ‘2015 지식재산과 가치창출 국제 콘퍼런스’를 열었다. IP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앞으로 50년을 준비하는 IP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존 샌디지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 사무차장 등 글로벌 특허 전문가들은 신속한 특허출원을 위한 ‘특허심사 하이웨이’ 구축, 투명한 가치평가 모델 확립 등을 IP 비즈니스 시대의 과제로 꼽았다.

○부동산처럼 평가 표준 필요

샌디지 WIPO 사무차장은 “IP를 거래할 수 있는 자산으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선 투명한 평가 절차를 통해 시장의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의 가치를 평가하듯 IP 관련 표준 평가 체계를 수립해야 IP 거래 시장이 성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가치평가에서 공통 표준이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투자 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특정 기업의 자산을 비교하기 위한 표준을 마련하기 위해 공통된 플랫폼을 구축하고 다자가 모여서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하라 요시타케 일본 특허청(JPO) 차장은 “한국 중국 일본 3개국은 특허 출원 5대 국가 가운데 출원 증가율이 가장 높다”며 “신속한 특허 출원을 위해 3개국 특허청 간 협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한·중·일 3개국이 작년 출원한 국제특허는 8만1000여건으로 세계 출원량의 38%에 달한다.

기하라 차장은 “일본에서 특허를 출원한 뒤 한국에서 특허를 받기 위해 다시 처음부터 심사를 받아야 하는 것은 행정 낭비”라고 지적했다. 이어 “각국 특허청이 협약을 맺고 타국 특허청의 심사 결과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특허심사 하이웨이’에 현재 34개국이 참여했는데 참가국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IP 관리 전략 필수

특허 등록 후 기술사업화를 통해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제안이 나왔다. 샌디지 사무차장은 “기업은 자산으로서 IP를 관리해야 한다”며 “IP 전략과 연구개발(R&D) 전략, 상표권 전략, 마케팅 전략 등이 각각 조화를 이룰 때 기업의 무형자산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동규 특허청장은 “지식재산은 단순한 경쟁력 제고의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상품이 됐다”며 “이제는 특허출원의 질을 높이고 쌓여 있는 특허의 활용도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했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은 필요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와 협력해 개발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특허관리 전문업체인 인텔렉추얼벤처스의 패트릭 에니스 해외사업총괄 대표는 “IP시장의 유동성을 높이려면 오픈 이노베이션 네트워크를 통해 기술 혁신과 창업이 수익 창출로 이어지는 게 중요하다”며 “중소기업도 특허 포트폴리오를 별도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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