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주 글로벌 증시 판도 바꾸나…'운명의 날' 촉각

입력 2015-05-19 15:02  

[ 권민경 기자 ]

중국 A주의 MSCI 지수 편입 결정일이 다가오면서 한국 증시에 미칠 영향에 대한 논의도 가열되고 있다.

지난해 말 중국 정부가 후강퉁을 도입해 외국인의 주식시장 참여를 확대한만큼 올해 A주의 MSCI 편입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게 투자업계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A주가 MSCI에 편입될 경우 중장기에 걸쳐 4조~5조원 이상의 자금이 한국 증시에서 빠져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 MSCI, 내달 9일 A주 EM 편입 여부 결정

19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社는 다음 달 9일 연례 시장 분류를 통해 중국 A주를 신흥국 지수에 편입할 지 여부를 결정한다.

MSCI 지수는 국제금융 펀드의 투자 기준이 되는 지표로, 미국계 펀드 95% 정도는 이 지수를 활용해 펀드를 운용한다. MSCI 지수를 따르는 전 세계 펀드 규모만 약 3조5000억 달러.

지수는 크게 미국·유럽 등의 선진국 지수(MSCI ACWI)와 아시아·중남미 지역의 신흥국 지수(MSCI EMF), 프런티어 시장 등으로 구분한다.

A주의 신흥국 지수 편입 이슈는 2013년 6월 처음 제기됐지만 작년 6월 시장 분류에선 편입이 유예됐다.

자본 이동(송금)이 자유潭?못하고 세금 관련 문제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투자 쿼터의 제약이 편입 발목을 잡았다.

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그러나 중국 정부가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QFII)와 위안화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RQFII)의 투자 한도를 확대하는 등 시장 개방 노력을 하고 있어 올해 6월 분류에선 A주의 편입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2002년말 QFII 제도를 도입하고 이후 외국인 투자 한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올해 4월말 기준 268개 외국인 기관에 736억달러 투자를 승인했다. 2011년 말 시행한 RQFII 제도를 통해 121개 기관에 3637억위안의 투자도 승인했다.

중국 정부는 또 작년 11월 중국 상해 증시와 홍콩 증시의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 제도를 시행해 A주에 대한 외국인 투자에 큰 변화를 줬다.

이 제도가 시작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는 홍콩 증시를 통해 상해 증시에 상장된 주식을 투자한도(3000억 위안)까지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중국 정부는 시장 상황을 보면서 투자한도 제한을 완화할 예정이며 선전 거래소와 홍콩 거래소를 잇는 선강퉁도 하반기에 시행키로 하는 등 증시 개방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당국은 A주의 MSCI 편입을 위해 두 달 전부터 미국에서 펀드 매니저들을 만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3월까지만 해도 A주의 MSCI 편입에 반대했던 이머징 마켓 그룹 회장도 본인 펀드에서 위안화 표시 주식을 매수하는 등 입장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그는 "A주의 편입 여부는 객관적 지표뿐만 아니라 MSCI의 주관적 판단도 들어가 있기 때문에 예상하긴 어렵다"면서도 "해외 분위기도 그렇고 편입 가능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중국 본토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A주의 지수 편입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며 "특히 후강퉁은 A주의 신흥국 증시 편입에 걸림돌이 돼 왔던 쿼터 문제를 상당 부분 개선시켰다"고 분석했다.

◆ A주 5% 편입 시 한국 비중 0.2% 감소…4~5조

A주의 MSCI 신흥국 지수 편입이 이루어지면 같은 지수 내에 있는 한국 증시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

현재 MSCI 신흥국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는 1조3000억 달러~1조5000억 달러 수준으로 보험 펀드, 개방형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순으로 규모가 크다.

MSCI는 작년 A주의 신흥국 증시 편입에 대한 로드맵에서 신흥국 내 국가별 비중 변화를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A주 비중이 5% 편입될 경우 한국 비중은 0.2%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보다 중국 본토 증시의 시가총액이 늘어났기 때문에 한국의 투자 비중 감소폭도 더 커질 것이란 게 투자업계 관측.

김후정 연구원은 "인덱스펀드의 운용 규모에서 0.3~0.4% 가량 감소하게 되면 약 8000억원~1조1000억원의 한국 주식을 매도해야 한다"며 "액티브펀드 역시 같은 규모로 비중을 줄이게 되면 3조6000억원~4조8000억원까지 매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액티브펀드는 선제적으로 비중을 조절하고 있는만큼 이번 A주의 신흥국 증시 편입 이벤트로 한국 증시에서 빠져나갈 자금은 4조4000억원~5조9000억원 수준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정동휴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A주가 신흥국 증시에 100% 편입될 경우 한국 비중은 3.03% 감소할 수 있다"며 "이를 고려할 때 56조1000억원의 자금이 한국 증시에서 이탈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100% 편입까지는 시일이 걸리고, MSCI 신흥국 지수 자금 유입과 액티브 자금의 한국 선호 등에 따라 영향은 감소 될 수 있다고 그는 내다봤다.

투자업계 일각에선 A주의 MSCI 편입 가능성 자체를 낮게 보는 시각도 있다. 송금 제한성 문제가 여전하고 후강퉁 투자 쿼터도 아직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편입 불발 가능성을 80%, 편입 성공 가능성은 20%로 예상한다"며 "후강퉁으로 거래할 수 있는 종목이 A증시 전 종목이 아니고 제한적인 것도 한 이유"라고 진단했다.

☞ 잠깐 설명

중국 증시는 다른 국가들의 증시와 비교해 다소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현재 중국 증시는
A주, B주, H주, Red-Chips, P-Chips의 5개 시장과 해외 상장 주식들로 분류된다. A주는 상해와 선전 증시에 상장된 주식으로 위안화로 거래된다. 시가총액은 약 4조 달러로 중국 전체 증시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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