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왕 돌풍 뒤엔 신춘호의 '품질 고집'

입력 2015-05-19 21:26  

굵은 면 신제품 재료로 값 싼 통일米 사용 보고에
辛회장 "다 바꿔라" 불호령

한달 만에 600만개 팔려…TV예능·SNS서도 화제



[ 강진규 기자 ] 농심의 ‘굵은 면’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한 연구개발(R&D)팀은 시제품을 만들어 신춘호 회장(사진)에게 보고했다가 불호령을 들은 적이 있다. 면을 굵게 만들기 위해서는 쌀가루를 섞어야 하는데 여기에 5년가량 묵은 통일미를 사용한 것이 문제였다. 연구팀은 원가를 낮추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신 회장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신 회장은 “품질은 좋은 원재료에서 나온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원료를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 프로젝트 전체를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1년여의 연구 끝에 올해 농심은 굵은 면을 활용한 제품을 연이어 내놨다. 올 1월 출시한 우육탕면과 지난달 나온 짜왕이 주인공들이다. 우육탕면이 시장에 안착한 데 이어 짜왕이 한 달 만에 라면 시장 5위권 브랜드로 올라서는 등 굵은 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고 농심은 보고 있다. 신 회장의 ‘품질 고집’이 소비자들에게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 식품업계의 평가다.

지난달 20일 출시된 짜왕은 한 달 만에 600여만개가 팔렸다. 할인가격과 증정행사 등을 고려하면 60억원대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농심은 분석했다. 지난 3월 라면 매출을 기준으로 5위 브랜드인 삼양라면(61억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라는 게 농심의 설명이다. 짜왕은 매월 1400만개가량 판매되는 짜장라면 1위 짜파게티와 함께 농심의 주력 볶음면으로 떠올랐다. 짜왕의 소비자가격은 1500원으로 짜파게티(900원)에 비해 600원 비싸다.


짜왕은 다시마 분말을 첨가해 쫄깃한 식감을 살린 3㎜ 두께의 굵은 면과 정통 짜장의 풍미를 살린 스프가 조화를 이뤄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인기 TV 예능프로그램에 등장해 이목을 끈 데 이어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한 포털사이트 블로그에는 짜왕 시식 후기가 1000건 이상 올라와 있을 정도다.

제품명 ‘짜왕’도 눈길을 끌고 있다. 개발팀 연구원들이 “짜장라면의 왕을 만들자”며 개발 과정에서 임시로 붙인 이름이 ‘작명왕’ 신 회장의 선택을 받았다. 수사적 기교를 배제하고 제품의 핵심을 직설적으로 담아내는 신 회장의 작명 스타일과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농심은 짜왕이 큰 인기를 끌자 최근 증산 계획을 마련했다. 경기 안성과 부산공장 등 두 곳에서만 제품을 생산했는데, 구미공장에서도 생산하기로 한 것이다. 구미공장은 전 공정을 자동화해 생산효율을 높인 곳이다. 농심 관계자는 “지방 슈퍼와 간이 매점 등 소규모 유통채널까지는 제품이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며 “주문이 쏟아져 증산 계획을 앞당겼다”고 말했다. 농심은 증산 물량을 해외에도 수출할 계획이다.

짜왕에 앞서 굵은 면 1호 제품으로 내놓은 우육탕면은 현재 월매출 20억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짜왕보다는 매출이 적지만 일반 라면 신제품보다는 좋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농심 측은 설명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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