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백수오' 파문 이후…진짜 피해자는?

입력 2015-05-20 14:59  

가짜 백수오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홈쇼핑 업체들이 아직 사용하지 않은 분량에 대해 전부 환불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소비자들은 냉랭하기만 하다. 정신적 피해와 의학적 부작용에 대한 집단 소송까지 추진하고 있다.

홈쇼핑 업체들은 곤란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식품의약품안전처 기능성 인증, 국가공인인증기관에서의 시험 등에서 한 번도 문제가 없었지만 모두가 물거품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제조사나 벤더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내츄럴엔도텍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 보유액은 150억원 수준이다. 1개 홈쇼핑 업체의 판매분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다른 영세 업체들은 말할 것도 없다.

홈쇼핑이 판매한 백수오 제품 대부분을 유통한 중소기업유통센터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것은 결국 국민 세금으로 피해를 보전해야 한다는 뜻이 돼 부담스럽다.

가장 난처해진 것은 고래 싸움에 등이 터지게 생긴 새우들, 홈쇼핑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는 다른 중소기업들이다. 특히 홍삼이나 석류 등 건강기능식품을 취급하는 업체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한 홈쇼핑 상품기획자(MD)는 "여성 갱년기 기능성 시장은 무너졌다고 본다"며 "석류 등 다른 품목도 당분간 회복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직접적인 매출 감소뿐만 아니라 홈쇼핑 업체들이 중소기?제품 취급을 꺼릴 것이라는 우려도 팽배하다. 복수의 홈쇼핑 관계자에 따르면 백수오 사건 이후 홈쇼핑 업체들의 건강기능식품 편성은 20%, 매출은 그 이상 감소했다.

지금처럼 홈쇼핑 업체들이 모든 손실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면 다른 중소기업 제품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 여론은 홈쇼핑이 대기업이기 때문에 모든 책임을 떠안으라는 것"이라며 "제조업체가 대기업이라면 이런 식으로 여론이 흘러갔겠느냐"고 말했다.

내츄럴엔도텍은 2014년 창조경제박람회 동탑산업훈장, 2013년 대한민국 10대 신기술 선정, 2011년 농림수산식품과학기술대상 대통령 표창 등 수많은 정부 부처에서 우수성을 인증한 업체다.

이런 업체의 제품도 믿을 수 없게 됐으니 다른 중소기업들의 제품에 신뢰를 보내지 못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인증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책임을 지려는 사람은 없다. 이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정직하게 제품을 생산해 오던 중소기업들에게 돌아간다.

정부와 인증기관, 홈쇼핑 업체들이 최대한 빨리 진상을 규명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하는 이유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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