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문재인의 편가르기와 갈라치기가 당 분열시켜"
[ 진명구 기자 ]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당 쇄신안을 마련할 ‘혁신기구’의 위원장을 맡아달라는 문재인 대표의 제안을 20일 공식 거절했다.
이날 비노(노무현)계 최대 계파 수장 격인 김한길 전 공동대표는 지난 14일 문 대표가 비공개 문건에서 “부당한 지분 나눠 먹기 요구에는 타협하지 않겠다”고 한 것에 대해 맹비난하고 나섰다. 같은 날 새정치연합의 수장을 지낸 두 전 대표의 비협조 및 공격에 문 대표의 당내 입지가 더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입장 자료를 내고 “어제(19일) 문 대표와 당 혁신의 당위성에 대해 공감한 바 있으나, 제안을 받고 제가 맡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혁신위원장은 당 밖의 인사가 맡는 것도 방법 중 하나라는 의견도 드렸다”고 했다.
이어 “어제 발표하지 못한 것은 혁신위원장 인선이 될 때까지 발표를 유보해달라는 문 대표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불필요한 억측을 피하기 위해 문 대표의 양해를 구하고 오늘 말씀 드린다”고 덧붙였다.
문 대표는 서울 여의도의 한 오찬 모임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들의 뜻을 모아서 부탁 드렸던 것인데 조금 아쉽다”며 “다시 최고위원들과 함께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친노계의 배타적이고 독점적인 패권정치를 청산하라”며 문 대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김 전 대표는 이날 ‘당원 동지들께 드리는 글 - 문재인 대표에 대한 김한길의 생각’이라는 글을 통해 “문 대표가 ‘편가르기’와 ‘갈라치기’로 오히려 우리 당의 상당수 동지를 ‘타협할 수 없는 대상’으로 규정하는 ‘분열의 프레임’을 그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정치인답지 않은 것이 나의 장점이라고 말하는 문 대표의 정치는 아무리 무능하고 무기력하고 무책임해도 새정치니까 무조건 좋은 정치라는 식”이라며 “논리가 아닌 억지이고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몰아세웠다.
문 대표에게 ‘친노좌장이냐 야권의 진정한 대표냐를 결단하라’고 촉구한 것에 관해선 “통합을 위해서는 문 대표가 스스로 ‘패권의 성’을 허물어야 하기 때문”이라며 “계파주의의 전형적인 독선과 자만심, 적개심과 공격성, 편가르기와 갈라치기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당 대표가 이렇게 ‘분열의 정치’, ‘뺄셈의 정치’를 추구한다면 어떻게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명구 기자 pmg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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