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가공세에 국내 1위 세방전지 '흔들'

입력 2015-05-21 21:23  

1분기 매출 15% 급감
30% 싼 中 산업용 배터리
국내 시장 빠르게 잠식



[ 안재광 기자 ] 중국산 산업용 배터리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시장을 잠식 하고 있다. 연 4000억원대로 추산되는 이 시장을 중국 업체에 완전히 내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용 배터리는 정전 발생 시 일정 시간 정상적으로 전원을 공급해주는 무정전 전원장치(UPS)가 대표적인 제품이다. 병원이나 금융회사, 관공서 등에서 필수적으로 구매한다. 지게차, 골프카트 등 자동차 이외 운송수단에 들어가는 배터리도 산업용으로 분류된다.

세방전지가 5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등 독보적인 1위다. 연간 1900억원 안팎의 안정적인 매출을 거두고 있다. 세방전지는 자동차 배터리 매출 비중이 가장 크지만 산업용 분야에서 더 강력한 시장 지위를 갖고 있다.

하지만 최근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 1분기 세방전지의 관련 매출이 369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15% 줄었다. 이는 회사 전체 실적이 증권사 추정치보다 크게 낮은 ‘어닝 쇼크’를 기록하는 빌미가 됐다. 세방전지의 1분기 영업이익은 추정치보다 30%가량 적은 198억원 불과했다.

김태성 미래에셋증권 П맙坪?“변동성이 작은 산업용 배터리 매출이 이례적으로 급감했다”며 “이익률 10% 이상의 알짜사업이라 타격이 더 커 보인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매출 감소가 일시적인 게 아니라 중국산 저가 제품에 밀린 구조적 요인에 있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세방전지의 관련 매출이 더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세방전지의 산업용 배터리 매출이 1400억원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중국 제품을 수입해 국내에 유통 중인 한 업체 관계자는 “중소 무역상이 우후죽순 생겨나 국내 제품보다 20~30% 싼 중국 제품을 공격적으로 영업 중”이라며 “공공기관이나 금융회사는 사후관리가 확실한 국내 제품을 선호하지만 성능보다 가격이 중요한 지게차나 골프카트용 배터리는 빠르게 중국산으로 대체되고 있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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