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거리는 2배로 늘 것
10년뒤 완전 자율주행 가능
작년 매출 10% R&D 투자
[ 강현우 기자 ] 2009년까지만 해도 세계 1위(매출 기준) 자동차 부품업체는 일본 덴소였다. 도요타의 자회사로 자동차에 장착하는 전기·전자부품인 전장(電裝)에 강점이 있는 업체다. 그러나 2011년 이후 세계 1위 부품업체 자리는 독일 보쉬가 놓치지 않고 있다. 보쉬는 자동차 엔진과 브레이크·스티어링 휠 등 기계류에 특화한 업체였지만 전장부문 투자를 꾸준히 늘린 결과 기계와 전장 모두 세계 최고로 꼽히고 있다.
◆“전기차, 수소차보다 우위”
롤프 불란더 보쉬 자동차부문 회장(사진)은 20일(현지시간) 독일 복스베르크 주행시험장에서 한 인터뷰에서 “전기를 활용한 친환경차와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등 세 가지 기술이 향후 수십년간 자동차 산업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1988년 보쉬에 입사한 그는 2010년 가솔린시스템사업부 사장에 오른 뒤 지난 4월 회장으로 승진했다.
보쉬는 2년마다 세계 주요 언론사를 복스베르크 주행시험장으로 초청해 미래 비전을 발표하고 신기술을 체험하도록 하는 행사를 연다. 이번 행사에는 미국 프랑스 중국 등에서 100여개 매체가 참석했다. 회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이날 국내 언론과 만난 불란더 회장은 “2020년이면 전기차용 배터리 가격이 현재의 절반으로 내려가고 주행거리는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수소연료전지차는 전기차에 비해 주행거리가 길고 충전시간이 짧은 장점이 있지만 충전 인프라가 아직 적어 전기차가 당분간 우위를 지킬 것”으로 내다봤다. 보쉬는 삼성SDI와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 합작법인을 만들었다가 2012년 말 청산한 뒤 2013년 6월 일본 GS유아사·미쓰비시 등과 다시 합작법인을 만들었다. 불란더 회장은 “삼성SDI와 결별한 것은 전략적 방향이 달랐기 때문”이라고만 설명했다.
◆완전자율주행 2025년 가능
자율주행차는 편리성보다는 안전성 측면에서 점점 더 자동차의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는 게 보쉬의 분석이다. 불란더 회장은 “교통사고 10건 중 9건이 운전자의 부주의로 발생한다”며 “부주의를 보완하는 주행 보조 장치가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하면 독일에선 2020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가 30%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쉬는 주행 보조 장치에 장착하는 레이더·초음파·카메라 센서를 지난해 처음으로 5000만개 이상 판매한 데 이어 올해는 1억개 넘게 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불란더 회장은 “야간이나 궂은 날씨 등 모든 환경에서 완전 자율주행을 하려면 기존 센서 외에 차량 주위를 3차원(3D)으로 스캔하는 센서가 필요하다”며 “지금은 스캐닝 센서가 중고차 한 대값인 3000유로에 달하지만 기술 개발로 값이 계속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020년에 고속도로 자율주행, 2025년에는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쉬의 지난해 매출은 333억유로(약 40조원)가량으로 2013년 대비 8.9% 커졌다. 전 세계 20만5000명의 임직원 가운데 5분의 1인 3만9500명이 R&D 인력이다. 지난해에는 10%에 해당하는 30억유로를 R&D에 투자했다.
불란더 회장은 “전기차 기술에는 2010년부터 매년 4억유로씩 투자하고 있으며 자율주행부문에서 2000명, IoT부문에서 3000명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스베르크=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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