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까지는 영어를 필두로 독일어와 프랑스어 등 선진국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인기를 끌었다. 고도 성장기에 선진국의 지식을 배워야 한다는 논리가 통한 데다 행정고시와 외무고시 등 공무원 시험에도 관련 외국어 시험이 있었다. 독일어와 프랑스어의 인기는 1980년대 중반부터 시들해졌다.
유기환 한국외대 프랑스어과 교수는 “냉전이 끝나고 미국의 위상이 계속 높아지면서 프랑스어, 독일어 등 유럽권 언어에 대한 주목도가 줄었다”고 말했다.
독일어과의 한 교수는 “대학에 들어간 1980년대 초반만 해도 독일어과가 외대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학과 중 하나였지만 1990년대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보니 위상이 좀 떨어져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잘나갔던 영어과는 2000년을 전후해 사실상 영어가 모든 학생의 필수가 되면서 인기가 떨어졌다. 권익수 영어과 학과장은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인재가 늘면서 영어 전공의 장점이 줄어드는 것으로 인식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이 글로벌 경제의 강자로 등장하면서 중국어에 대한 인기가 높아졌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중국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등에 업고 중국어 관련 전공자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결과다. 하지만 최근엔 중국어 인기도 예전 같지 않다.
나민구 중국어대학 부학장은 “중국어 전공 학과가 1990년대 들어 크게 늘어난 데다 중국 현지에서 고등학교나 대학을 졸업한 이도 많아졌다”며 “한국에서 공부하는 중국인 학생만 8만명에 달하는 등 중국어 인력 공급이 크게 늘면서 취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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