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자치구별 지원에도 생활방식 달라 노인들이 꺼려
성북구 16명·동작 3명 불과…마포·성동·종로는 실적 '제로'
시, 입주조건 개선·홍보 나서
[ 김동현 기자 ] 서울시가 공유경제 활성화의 일환으로 대학생과 혼자 사는 어르신이 함께 거주하도록 유도하는 ‘룸 셰어링’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서울시는 지난해 홀몸노인의 고립감을 해소하고 대학생에게 주변보다 임차료가 싼 주거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룸 셰어링 사업을 시행했다. 어르신은 말동무가 생기고 SH공사를 통해 빌려주는 방의 도배·장판 교체 등 혜택을 받는 데다, 대학생은 월 20만원 이하의 싼 임차료를 내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홍보가 잘되지 않은 데다 낯선 학생과의 동거를 꺼리는 어르신이 많아 성과는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서울시와 자치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울시의 룸 셰어링 첫 시범사업지로 선정된 성북구에선 22명의 대학생이 어르신들이 사는 주택에 입주했다. 성북구가 목표로 한 가구수(50가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이 사업에 참여한 어르신도 16명에 그쳤다. 주택 공간에 ㈏??있는 어르신 한 명이 여러 명의 대학생을 받고 있는 것이다. 성북구청 관계자는 “아직 사업을 시작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았고 자치구 신문 등을 통해 계속 홍보하고 있다”며 “올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신청자를 좀 더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국민대 동덕여대 등 대학이 몰려 있는 성북구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올 2월 사업을 시작한 동작구는 세 가구를 연결했고 3월부터 사업을 시작한 마포구와 성동구, 종로구 등은 실적이 한 건도 없다. 서울시는 다른 10여개 자치구에 사업 참가를 독려하고 있지만 자치구들의 반응은 적극적이지 않다.
지원하려는 어르신을 찾는 게 쉽지 않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주무부서인 서울시 임대주택과 관계자는 “자치구별로 면접을 통해 믿을 만한 대학생을 추천해주고 있지만 낯선 사람과 동거하는 데 대한 부담감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사업을 신청했다가도 어르신의 아들·딸들이 ‘용돈을 더 드릴 테니 그러지 마시라’고 만류하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최근 어르신의 지원자격을 65세에서 60세로 낮추기로 방침을 정했다. 20만원 이하로 제한한 임대료도 융통성 있게 현실화하기로 했다. 자치구들은 입주 대학생에 대한 자체 면접을 강화하고 있다. 대학생의 입주 자격을 지나치게 제한했다는 지적도 있다. 입주 조건은 대학생 본인과 부모의 월평균 소득 합계가 도시근로자 가구당 평균소득 100% 이하의 무주택자다.
서울시 관계자는 “성북구에서 대학생의 소득 기준을 제한했더니 지원자의 절반 정도가 자격에 맞지 않았다”며 “소득 誰蔓?없애거나 완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룸 셰어링
65세 이상 노인이 여유 주거공간을 대학생에게 제공하고 함께 거주하는 주거공유사업이다. 노인은 임대료와 생활서비스를 받고 대학생은 시세보다 싼 비용으로 주거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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