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한국이 저복지?…지금 연금체계 그대로 둬도 고복지 된다"

입력 2015-05-25 21:09  

崔 부총리에게 듣는 한국 경제 해법

국민연금 개혁은 정부가 주도할 것
가계부채 70% 고소득층 빚…위험 크지 않아
청년실업 문제 해결 못하면 한국 미래 없다

부동산·증시 溫氣 돌아…구조개혁 미진 아쉬워
복지 위한 증세는 검토할 단계 아니다
재임 10개월이 아니라 10년은 된 것 같아



[ 조진형/김주완 기자 ]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도에 없는 길’을 가겠다고 선언한 지 10개월이 지났다. ‘실세 부총리’는 거침이 없었다. 취임하자마자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 규제를 완화했고, 소득 주도 성장을 내세워 근로소득·배당소득 증대세제와 기업소득 환류세제 등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를 논란 속에서도 밀어붙였다. 지난해 46조원에 이어 올해는 10조원 규모의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펴면서도 노동·공공·금융·교육 등 4대 부문 구조개혁을 추진했다. 일명 ‘두 마리 사자(경기 활성화와 구조개혁) 포획 작전’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각종 경기부양책을 쏟아내면서 부동산·주식시장의 반등을 이끌어냈지만 실물경기는 뚜렷한 회복세를 타지 못하고 있다. 구조개혁은 아직도 길이 안 보인다. 국회는 ‘합의의 덫’에 빠져 노동·공공개혁을 발목 잡고 있다. 가파른 엔저(低)로 자동차 등 주력 수출기업은 타격을 입고 있다. ‘탱크’로 불리던 최 부총리도 국무총리 권한대행까지 맡으면서 “한 가지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여러 가지 하다 보니 아주 죽을 지경”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제를 살리겠다는 의지는 여전히 확고했다. 최 부총리는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경제신문 이학영 편집국장, 홍영식 정치·차병석 경제·하영춘 산업부장과 만나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한국 경제의 현실을 되짚고 대책을 설명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한국 경제의 미래가 달린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강조해 밝혔다.



재임 10개월

▷이학영 편집국장=취임 직후 ‘지도에 없는 길’을 가겠다고 했습니다. 벌써 10개월이 지났네요.

▷최경환 부총리=10개월이 아니라 10년은 된 것 같습니다. 취임 당시를 돌이켜보면 우리 경제는 세월호 사고 여파로 멈춘 것 같았습니다.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많이 꺾인 상황이었죠.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않고는 경제를 살릴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비상한 각오로 ‘지도에 없는 길을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국장=스스로 중간 평가를 한다면 잘한 점이나 아쉬운 점은 무엇입니까.

▷최 부총리=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시장이 침체해서는 경제 회복이 어렵다고 봤습니다. 일본도 자산시장 붕괴로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것 아닙니까. 부동산과 금융자산 등을 합친 국내 총자산 규모(2013년 말 1경1039조원)는 한 해 국내총생산(GDP·2013년 기준 1429조원)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합니다. 자산시장이 가라앉아서는 우리 경제도 망한다고 봤습니다. 제 취임 이후 자산시장에 온기가 돌고 미약하지만 생산, 소비도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경제주체의 심리를 반전시키는 데는 성공했다고 생각해요. 아직 구조개혁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아쉽습니다. 하지만 청년들을 위해 구조개혁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공감대는 만들었습니다. 실질적으로 구조개혁의 결실을 거두는 것이 남은 과제이지요.

▷차병석 경제부장=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는 처음에는 경제민주화였다가 그 다음은 경제활성화, 지금은 구조개혁입니다. 정책 기조가 너무 자주 바뀌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최 부총리=고도성장기에는 국가의 성공이 국민의 성공이었습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요. 국가의 경제성장보다는 국민 개개인의 행복이 더 중요합니다. 정책도 국민행복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과거 패러다임으로 보면 성과가 없다고 볼 수도 있지요. 정책 프레임이 국민 삶의 질에 맞춰지면서 인식 分耽?다소 생겨나는 겁니다. 과거 성장 신화가 재현되긴 어렵습니다.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키우고, 창조·혁신 토양을 받쳐줘야 합니다. 다른 경제지표보다 고용지표 개선에 초점을 더 맞추고 있습니다.

▷하영춘 산업부장=사법기관의 과도한 판결과 집행으로 사법치사(司法致死)라는 말도 나옵니다. 기업인 사면 이야기도 쑥 들어가는 분위기인데요.

▷최 부총리=최근 ‘성완종 리스트’ 파문의 영향도 있는 것 같습니다. 기업인이라고 해서 역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소신엔 변함이 없습니다.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정당한 죗값을 치러야 하지만 기업인이라고 해서 더 처벌하는 것은 곤란하지요. 기업인은 경제 성과를 내는 것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복지와 연금개혁

▷홍영식 정치부장=한국의 복지와 세금 수준은 아직도 논쟁거리입니다. 지난달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중부담-중복지’로 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최 부총리=현재만 놓고 보면 한국은 ‘저부담-저복지’가 맞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국민연금 등 복지정책을 선진국에 비해 늦게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제도가 성숙하면 지금 복지정책을 그대로 유지해도 자연스레 고복지가 됩니다. 주요 선진국의 복지정책은 모두 도입돼 있지요. 정확하게 말하면 ‘저부담-고복지’는 이미 시작됐다고 봐야 합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중부담-중복지’로 가자는 말은 여러 가지 오해를 낳을 소側?있다고 생각합니다.

▷홍 부장=정치권에서 복지를 위한 증세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최 부총리=지금은 복지를 위한 증세는 검토할 단계가 아닙니다. 복지 지출 과정의 낭비적인 요인을 찾아내 구조조정하는 것이 우선이죠. 가장 이상적인 것은 경상성장률을 높여 세수를 늘려서 재원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증세는 하다하다 안 되면 그때 가서 고민해볼 문제입니다.

▷차 부장=공무원연금 개혁 관련해서 야당이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50%까지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최 부총리=국민연금은 2060년이면 고갈됩니다.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공무원연금을 개혁한 다음에 국민연금 개혁을 논의해야 합니다. 국민연금 개혁 방법은 몇 사람이 앉아서 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사회적인 기구를 만들어 토론과 타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금리와 가계부채

▷하 부장=연금개혁 등에서 정부가 너무 합의 원칙에 집착하는 것 아니냐는 초부터 이해관계자가 합의해주기 어려운 것 아닌가요.

▷최 부총리=저도 이번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100% 만족하지 못합니다. 그래도 어렵게 타협했기 때문에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합니다. 현행 공무원연금법상 공무원연금을 조정하려면 공무원노조와 먼저 합의해야 합니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개혁안을 내기 어려웠던 이유입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이런 제한이 없습니다. 사회적 기구에서 개혁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겁니다.

▷차 부장=금리 인하로 가계부채의 증가 속도가 심상치 않습니다.

▷최 부총리=지금 가계부채(작년 말 1089조원)는 금융자산(2886조원)의 38% 수준입니다. 또 가계부채의 70%가량은 소득 상위 30%(월소득 475만원 이상)에 몰려 있습니다. 시중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도 15% 이상 되죠. 가계부채가 시스템 리스크(구조적 위험)를 부를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다만 구조적으로 부채 상환이 일시에 몰릴까봐 지난번 안심대출 정책을 편 것입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도 한국의 가계부채를 심각하게 보지 않고 있어요. 지난달 한국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상향 조정한 것도 가계부채 구조를 보고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차 부장=올 하반기에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우리도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커 가계부채 문제를 간과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최 부총리=미국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한꺼번에 대폭 올리지는 않을 겁니다. 미국이 지금의 기준금리에서 0.25%포인트가량 올린다고 하더라도 한국 경제가 휘청거리지는 않을 거예요. 정부도 그 여파를 매우 예민하게 보면서 대비하고 있습니다. 다만 가계부채 총량만 가지고 위험을 평가하는 것은 본질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청년실업과 구조개혁

▷하 부장=노동·공공·금융·교육 등 4대 부문 구조개혁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최 부총리=구조개혁을 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됐습니다. 이해관계자를 설득하고 입법화하는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구조개혁에 우리 청년들의 미래가 달려 있지 않습니까.

▷하 부장=청년 실업은 어느 정도로 심각하게 보십니까.

▷최 부총리=지금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가 청년 실업입니다. 통계를 보면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합니다. 전체 15~29세 950만명 중에서 정규직 일자리를 가진 청년은 350만명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취업 준비를 하는 거예요. 매년 56만명이 대학을 졸업하는데 이 중 23만명이 실업자나 비경제활동인구로 들어갑니다. 매년 실업자가 늘어나다 보니 기업들의 정규직 취업경쟁률도 100 대 1, 200 대 1은 기본입니다. 일하지 않고 취업할 의지를 잃은 니트(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만 147만여명입니다.

▷차 부장=회사 정년이 연장되면 청년 ‘고용 절벽’이 걱정됩니다.

▷최 부총리=갈수록 상황이 심각해지니 지금 청년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한국 미래가 있겠나 싶습니다. 2017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든다는데 소중한 인적 자원의 절반 이상이 놀고 있습니다. 4대 구조개혁을 하지 않고 어떻게 이걸 해결하겠습니까. 아버지 세대가 자신의 정년을 연장해서 1, 2년 더 다니고 월급 더 받는 게 중요합니까, 아니면 아들딸이 취직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까. 아이들이 취직 못해 시집 장가도 못 간다는데, 이젠 세대 상?차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하 부장=당장 내년부터 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의 정년이 연장됩니다. 하지만 임금피크제나 정리해고 요건 완화 등에 대한 노·사·정 대타협이 결렬돼 기업들이 무척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최 부총리=정리해고 요건과 취업규칙 변경 이슈로 노·사·정 대타협은 이뤄내지 못했지만 근로시간 단축, 통상임금 등은 상당한 의견 일치를 봤습니다. 이런 사항을 해결해주고,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가 같이 이뤄지도록 하겠습니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청년을 고용하는 기업에는 채용인원 1인당 최대 1080만원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원칙없는 타협이 낳은 '국회마비법'…확 뜯어고쳐야"

3분기 경제성장률 2분기보다 더 높아질 것
엔低는 日양적완화 결과…우리가 뭐랄 수 없어
해외 투자때 거의 다 환헤지…원高 부추겨

고삐 풀린 입법권력

▷차 부장=국회의 입법 권력이 너무 강해져 구조개혁이 어렵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최 부총리= 저도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고통을 엄청 받았습니다. 국회선진화법은 ‘국회마비법’이에요. 이것 때문에 대한민국은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일본은 ‘잃어버린 20년’ 기간에 총리가 셀 수 없이 바뀌었습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만 (일본 총리가) 여섯 번 갈렸습니다. 일본은 정치 때문에 아무것도 못 하는 구조였는데, 이제 우리가 그런 신세가 됐습니다. 경제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답은 나와 있습니다. 법을 고쳐야 하는데 과거 일본처럼 속수무책입니다.

▷홍 부장=국회선진화법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최 부총리= 부분적으로 고쳐서 될 게 아닙니다. 타협을 하다하다 안 되면 표결을 해야 하는데 소위 ‘60% 룰’(상임위원회에서 60% 찬성을 얻어야 본회의 법안 상정)은 표결을 불가능하게 했습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과반수 원칙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여야 간의 타협과 대화는 물론 중요하지요. 그러나 원칙을 놓고 타협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회마비법’은 타협해서는 안 될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타협한 끝에 나온 ‘괴물’ 비슷한 것입니다.

▷이 국장=얼마 전 영국 총선 결과는 의외였습니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포퓰리즘 정책이 득세하는데 재정 긴축, 대학등록금 인상 등 고통분담 정책을 펴온 보수당이 승리했습니다.

▷최 부총리=현실에서 보면 수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 미래를 위해서는 원칙만은 견지해 나가야 합니다. 포퓰리즘에 빠져 ‘수업료’를 낸 나라가 수두룩하지 않습니까. 그런 점을 명심하자고 저 자신에게도 다짐하고 있어요.

경기·환율

▷차 부장=자산시장이 회복되고 있지만 구조개혁이 꼬이면서 경기 회복이 더딥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 경제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최 부총리= 지난해 4분기 당시 ‘재정 절벽’ 현상으로 성장여력을 많이 까먹은 데 따른 후유증입니다. 하지만 1분기 0.8% 성장한 데 이어 2분기에는 1%대 성장률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3분기는 더 좋을 것으로 봅니다. 큰 흐름을 보면 경기가 올라가는 것 같은데 확 치고 간다고 보기 어려운 거죠. 매월 나오는 지표의 방향성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경기회복 흐름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정책 수단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경제 주체들이 방향성에 대해 확고한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차 부장=엔저(低)로 인해 기업들이 아우성입니다. 미국이 일본과 우리를 차별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고, 박근혜 정부가 환율을 너무 방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최 부총리= 원·엔 환율은 재정환율이라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엔저는 일본의 양적 완화에 따른 결과입니다. 양적 완화는 국제적으로 용인이 되는 분위기예요. 각국 정부의 정책이기 때문에 우리가 일본에 ‘엔저 때문에 죽겠으니 이래라저래라’ 하기도 어렵습니다. ‘한국은 왜 양적 완화를 하지 않느냐’고 일본이 되물을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엔저로 인해 중소기업과 자동차업계가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도 어려울 때 양적 완화를 했는데 일본한테만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지 않습니까.

하반기 정책방향

▷차 부장=다음달 발표할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의 키워드는 무엇입니까.

▷최 부총리=크게 두 가지입니다. 경기회복 흐름의 공고화와 구조개혁을 통한 잠재성장 능력 제고로 잡고 있습니다.

▷차 부장=환율 안정을 위한 해외투자 활성화 대책도 담긴다고 하던데요.

▷최 부총리= 경상수지가 매우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환율절상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저금리시대에 개별 경제주체 입장에서는 투자할 곳이 별로 없습니다. 이제는 해외 투자를 늘려야 할 시기입니다. 기업도 경쟁력을 높이고 새 사업에 진출하려면 해외 유망기업을 인수합병(M&A)해야 합니다.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관련 대책을 포함시키라고 지시해 놓았습니다. 해외증권 투자 활성화, 해외 기업 M&A, 공공부문 해외 진출, 금융권 해외 진출 등의 측면에서 제도 개선점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차 부장=과도한 환헤지를 손본다는데 어떤 대책이 가능할까요.

▷최 부총리= 지난해 증권 자금 추이를 보면 460억달러가 해외로 나갔지만 국내로 들어온 건 160억달러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주식시장 등에 달러가 너무 많이 들어와 원화가치가 올라간다는 보도가 계속 나와 왜 그런지 살펴봤습니다. 원인은 환헤지(환율변동 위험 회피)였습니다. 외국인은 한국시장에 들어올 때 헤지를 걸지 않고 포트폴리오를 통해 환위험을 자연스럽게 관리합니다. 그러나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로 나갈 때 무조건 환헤지를 겁니다. 해외 투자금액의 80~90%만큼 달러를 되사들이는 겁니다. 물론 정부가 민간투자자에게 환헤지를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지요. 다만 무조퓽岵?환헤지 관행은 ‘금융 보신주의’와도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괜히 환헤지 걸지 않았다가 손해 나면 책임 추궁을 당하니까 무조건 헤지를 거는 거죠. 금융회사 실력 문제이자 보신주의 문제입니다. 환헤지 여부를 고객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지 감독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정리=조진형/김주완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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