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수지 기자 ] 국제유가가 올해 말에 배럴당 45달러 선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북미 지역 시장분석 업체인 벤텍의 피트 컴튼 석유·가스 컨설팅 담당(사진)은 27일 서울 태평로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플래츠 석유 포럼에서 “셰일오일을 중심으로 미국 원유 생산량이 계속 늘 것”이라며 “이 때문에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이 올 연말부터 내년 상반기 사이 배럴당 45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내년 하반기 50달러대를 회복한 뒤 2020년까지는 60달러대의 저유가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벤텍은 글로벌 에너지 정보 제공업체 플래츠의 자회사다. 그는 “셰일오일 생산자는 매우 탄력적으로 원유 생산을 늘릴 수 있다”며 “유가가 조금이라도 상승하면 셰일오일 업체들이 생산을 늘려 수급 불균형이 당분간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의 근거를 댔다.
존티 러시포스 플래츠 편집이사는 이날 기자와 만나 “미국은 원유 수출이 금지돼 있어 세계 원유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면서도 “미국 원유 생산량이 늘면 수입량도 줄어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에 원유 공급량이 늘어나는 간접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원유시장에서 아시아가 주목받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셰일오일이 생산된 이후 미국의 원유 수입량이 줄고 상대적으로 아시아 시장의 원유 수입량이 늘었다는 것이다. 미국과 러시아를 제외하면 지난해 세계 원유 수입국 상위 5위는 모두 아시아 국가다. 중국이 미국(19.4%)에 이어 전체 원유 생산량의 10.5%를 소비한다. 3위는 일본(4.95%), 4위는 인도(4.2%)다. 한국은 2.54%로 7위다.
러 시포스 이사는 “셰일오일 생산업체 등 원유 공급자들이 유가에 따라 어떻게 행동할지는 시장 참여자들이 이해하고 있다”며 “유가를 예측하려면 수요 측면을 눈여겨봐야 하고, 그중에서도 수요가 늘어나는 아시아 시장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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