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도약하는 울산·포항] 3대 주력산업 의존하다 위기 불러…'탈제조업'으로 경제체질 바꿀 것

입력 2015-05-29 07:01  

김기현 울산시장


[ 하인식 기자 ] “울산의 주력산업이 위기라 하지만 정신만 바짝 차리면 회생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한 달 후면 취임 1년을 맞는 김기현 울산시장은 2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울산 주력산업의 위기는 바로 한국 경제의 위기와 직결된다”며 “지난 50여년간 한국 산업경제를 주도한 울산의 성장엔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 시장은 현재 울산 경제 상태를 ‘퍼펙트 스톰’이라고 표현했다. 울산의 주력산업인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해양산업이 구조적 문제점을 간과하다 국제 유가 하락, 중국의 석유화학제품 자급률 상승, 미국 셰일가스 붐, 엔화 약세 등이 겹치며 퍼펙트 스톰(총체적 난국)과 같은 충격을 맞았다는 설명이다. 그는 “2011년 수출액이 1000억달러를 넘어선 뒤 울산은 2년간 수출액이 감소했다”며 “올해 반등해도 1000억달러를 넘기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환위기 때도 이렇게 위기의식이 팽배한 적이 없었다”고 『牟눼?

김 시장은 울산 경제의 추락 원인과 관련해 “3대 주력업종에 지나치게 의존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산업단지, 동북아오일허브, 수소연료전지차 등 미래 성장동력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과감한 규제 완화를 통해 국내외 투자 유치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해 울산시는 24억달러에 이르는 사상 최고의 외국인 투자 유치 실적을 거뒀다. 이는 4600만달러에 불과했던 2013년과 비교하면 52배나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7월 취임한 김 시장은 울산 미포국가공단 내 녹지공간에 대한 규제 완화에 공격적으로 나서 SK가스 합작사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APC로부터 1억3500만달러의 투자 유치를 성사시키는 데 기여했다. 김 시장은 “행정 규제 완화의 힘이 얼마나 큰지 이때 실감했다”며 “부시장과 실·국장에게 투자 유치 관련 결제 권한을 대폭 이양해 전 공무원이 투자 유치에 나서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울산은 고통스러운 과거 때문에 환경 규제를 푸는 일이 조심스럽고 어려웠다”며 “시민 정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앞으로 기업활동을 가로막는 환경 규제는 과감하게 풀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시장은 “울산이 고비용 저효율의 산업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울산 경제의 퇴보는 시간문제”라며 “과거의 투자 주도형 울산 산업구조를 혁신 주도형으로 바꾸는 데 전 행정력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창조경제의 기틀을 다지고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시정의 모든 역량을 쏟아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와 테크노산업단지 조성 등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김 시장은 도시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 시립미술관을 비롯 시립도서관, 시청자미디어센터 설립을 착실히 추진하고 울산 곳곳에 따뜻한 기운이 스며들도록 육아종합지원센터와 중장년 일자리희망센터 설립에도 정성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아산 정주영 탄생 100주년의 의미를 되살려 아산이 평소 ‘역발상’의 사례로 얘기한 ‘돼지를 우리 밖으로 몰아내려면 앞에서 귀를 잡아당기지 말고 꼬리를 잡아당겨라’라는 말과 ‘임자 해봤어’라는 말을 소개하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역발상의 사고로 열심히 해봤다고 시민에게 보고하는 시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 “울산 새 먹거리는 창조서비스산업”
테크노産團·KTX역·강동리조트 등

김기현 울산시장의 취임 1년을 맞는 울산의 가장 큰 변화는 ‘탈제조업’ ‘관광서비스산업 활성화’로 압축된다.

첫 번째 성과가 울산테크노산업단지(위치도)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도심 속 그린벨트에 산·학·연 융합형 연구특화단지로 조성하고 있는 울산테크노산업단지에?최근 기업 연구소 대학 등의 입주 신청이 밀려들고 있다. 26만8000㎡ 규모로 조성되는 연구개발(R&D) 부지는 1차 분양에서 47개 필지 모두 분양 완료됐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울산테크노파크, 울산대와 UNIST, 울산과학대의 첨단소재공학부, 메카트로닉스 관련 학과 등이 들어서는 산학융합본부 등이 입주를 희망하고 있다. 대부분 울산의 3대 주력산업과 연관있거나 미래 먹거리 창출을 선도할 신성장 엔진 관련 기관과 업체들이다.

김 시장은 최근 김치현 롯데건설 대표와 북구 강동해양관광단지 견인사업인 ‘롯데 강동리조트’ 조성 공사 재개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롯데건설은 28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북구 정자동 일원 10만8985㎡ 부지에 연면적 9만9100㎡ 규모로 올해 상반기 리조트 공사를 재개해 2017년 말 개장할 계획이다.

지지부진하던 KTX울산역세권 사업도 롯데그룹이 이 사업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김 시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만난 뒤 롯데쇼핑 측은 KTX울산역의 복합환승센터 건립에 참여하기 위해 사업 타당성 검토에 들어갔다. 최근 기본설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복합환승센터가 건설되면 9722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만3486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김 시장은 “인구 200만명의 창조도시 울산을 만드는 중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金 시장의 ‘혁신 바람’…2014 규제개혁 평가 전국 최우수

김기현 울산시장의 시정 화두는 ‘품격있고 따뜻한 창조도시 울산’이다. 50여년 공업화로 국내 최대 산업도시로 성장한 울산에 혁신을 불어넣어 100년이 더 풍요로운 울산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그가 외적 성장에 비해 여전히 변방도시에 머물고 있는 울산에 이처럼 창조와 혁신을 불어넣으면서 울산행정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 울산시가 최근 행정자치부 총괄 2014년 지방자치단체 규제개혁평가에서 전국 최우수 자치단체로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받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울산시는 심층면접인 정성평가에서 ‘지주회사의 외국인투자 합작 증손회사 설립기반’ 마련과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에쓰오일 공장부지 확보 애로사항 해결’로 고용 창출에 크게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또 행정자치부의 2014년 각종 재정 평가에서도 대상을 차지해 보통 및 특별교부세 12억8500만원을 받았다.

울산시 관계자는 “정부의 각종 평가에서 이처럼 많은 인센티브를 받는 것은 매우 드물다”며 “모든 행정 목표를 시민 편익 우선에 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덕분에 김 시장은 올해 초 한국갤럽이 시행한 여론조사에서 17명의 시·도지사 중 가장 후한 평가를 받아 1위를 차지했다. 김 시장은 조사에 응답한 67%의 울산시민으로부터 직무를 ‘잘하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는 “임기 중 인구 200만명(현재 120만명)의 초일류 창조도시로 발전시켜나가는 기반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 김기현 울산시장은

김기현 울산시장(55)은 ?顚?재학시절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다. 대학원 2학년 때 사법시험에 합격, 판사·변호사를 거쳐 2004년 17대 총선에서 울산 남구을에서 금뱃지를 달았다. 새누리당의 정책통으로 7년 연속 국정감사 우수의원에 선정됐다. 국회에 출·퇴근하면서 늘 일거리를 챙겨다닌다고 해서 ‘보따리장수’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울산 출생 △부산동고 △서울대 법학과, 동대학원 수료 △사법고시 25회 △대구지법·부산지법 울산지원 판사 △17~19대 국회의원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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