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의 부정부패는 주인 없는 조직이 필연적으로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라고 봐야 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다른 국제기구와 국제단체들도 이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세금 문제나 범법행위가 있어도 관할국이 어디인지 모호해 도덕적 해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또 각종 지원금과 분담금 등을 회원국으로부터 거두는 입장인 데다 대부분 비영리기관으로 돼 있어 회계가 엉성해도 감시할 당국이 없다. 여기에 국제기구로서 각국에 대한 영향력을 계속 키워온 데다, 고위 간부들은 외교특권을 갖기도 해 국제적으로 귀족행세를 하고 다닌다. FIFA도 현금보유액이 15억달러나 되지만, 비영리단체로서 세금도 내지 않고 외부 견제 없이 자금을 운용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법무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음모론적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제프 블라터 회장의 5선 연임을 막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특히 2018년 월드컵을 유치해 놓은 러시아의 부패 문제를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이번 사건으로 국제기구나 국제단체에 대한 투명경영 요구가 거세질 것이다. 그동안 국제기구나 단체라면 지나치게 저자세를 보인 우리 관행도 바꿀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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