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업계 2000년 이후 최대 '빅딜'

입력 2015-05-29 21:31  

아바고, 경쟁사 美 브로드컴 370억弗에 인수


[ 이심기 기자 ] 싱가포르 반도체업체 아바고테크놀로지가 경쟁사인 미국 칩제조사 브로드컴을 370억달러(약 41조원)에 인수하기로 양측이 합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 보도했다. 2000년 닷컴거품 이후 기술기업 간 인수합병(M&A)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이번 M&A는 삼성과 애플 등 거대 기업들의 원가절감 요구에 대응해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고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부품업체도 덩치를 키워야 한다는 압박에 따른 것으로 FT는 분석했다. 반도체 부품업계의 공급과잉을 해소해야 하는 점도 거래를 성사시킨 배경으로 꼽혔다.

1999년 미국 PC업체인 휴렛팩커드에서 분사한 아바고는 이번 인수로 매출이 150억달러 규모로 늘면서 인텔과 퀄컴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칩메이커가 됐다. 아바고는 지난해 또 다른 반도체 및 소프트웨어 회사 LSI를 660억달러에 인수하는 등 1년간 세 건의 M&A를 통해 몸집을 늘려 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계약이 △30% 미만의 프리미엄 지급 △현금과 주식지급의 결합 △시너지 효과 극대화라는 측면에서 ‘M&A의 교과서’라고 분석했다.

양측이 합의한 인수가격은 브로드컴 한 주를 54.5달러에 인수하는 것으로, 지난 26일 종가 대비 28%의 프리미엄을 지급하는 선에서 결정됐다. 28일 종가릿?낮은 가격이다.

인수대금 가운데 170억달러는 현금으로, 나머지 200억달러는 주식으로 지급하기로 해 인수자금 부담도 낮췄다. NYT는 연 7억5000만달러로 추정되는 시너지 효과와 브로드컴이 법인세율이 9.6%에 불과한 싱가포르 아바고에 인수되는 데 따른 세제 효과로 80억달러의 프리미엄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의 법인세율은 35%에 달한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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