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뿐 만이 아닙니다. 싱가포르 반도체 업체 아바고테크놀로지는 경쟁 업체 미국 브로드컴을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10위권인 아바고테크놀로지는 단숨에 6위로 뛰어오릅니다. 반도체 제조 업계에서는 인텔이 또 다른 반도체 제조 업체 알테라 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아바고테크놀로지에 이은 또 하나의 대형 M&A라 전 세계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산업 경쟁 구도를 바꾼다는 점 외에 최근 대형 M&A의 공통점이 또 있습니다. 바로 월요일이 아닌 날에 공식적인 M&A 소식이 발표됐다는 겁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M&A 업계에서는 ‘머저 먼데이(merger monday)’라는 말이 관행적으로 사용됐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이 M&A 소식을 주로 월요일에 발표해왔기 때문입니다.
물 밑에서 M&A 작업을 진행하던 기업들이 절충점을 찾게 되면 주말 동안 최종 합의안을 완성하고, 경영진의 사인을 받아 계약을 확정 짓는 겁니다. 그리고 주식시장이 열리는 월요일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순서입니다. 이 과정에서 각 언론들이 주식시장이 열리기 직전에 뉴스를 내보내기도 했죠.
물론 한 주의 주식시장이 열리는 월요일부터 관련 기업의 주가에 큰 영향을 미쳤고요. 하지만 올 들어 발표된 M&A 뉴스를 보면 이런 관행이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미국 투자 전문 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올 들어 발표된 전 세계 주요 M&A 중에서 월요일에 발표된 경우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등 제 각각으로 나타난 것이죠.
전문가들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확산을 그 이유로 들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미디어인 신문이나 방송에 비해 기업들의 작은 움직임이 실시간으로 전파되고 있어서랍니다.
정식으로 기사화되기 전에 이미 SNS를 통해 M&A 추진 소식이나 확정 소식이 퍼지면서 때로는 부정확한 정보로 주가에 나쁜 영향을 받는 일도 생기고 있는 겁니다. 이 때문에 차라리 비공적인 채널로 소문이 퍼지는 것보다 소문보다 발 빠르게 공식적인 보도자료 등으로 발표를 하는 게 기업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죠.
SNS가 기업들의 마케팅이나 사람간 소통 방식을 넘어서 M&A 업계의 관행까지 바꿔놓고 있네요./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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