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원의 데스크 시각] 네이버는 혁신기업인가

입력 2015-06-01 20:35  

이익원 부국장 겸 IT과학부장 iklee@hankyung.com


네이버는 혁신기업인가. 1999년 6월 포털 사이트로 출범해 16년 만에 이룬 성과로 보면 세상을 바꿔놓은 혁신기업이 분명하다. 지식iN, 밴드, 지식쇼핑 등 혁신의 산물을 끊임없이 내놓지 않았다면 시가총액 20조원이 넘는 기업이 어떻게 나왔겠는가. 모바일 메신저 라인은 일본에서 질주하고 있다. 최근에는 폴라를 내놓고 사진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도전하고 있다. 정보와 지식이 부의 원천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해줬다.

뉴스생태계 질서 회복 시급

늘 그렇듯 기업 성장사에는 그늘도 있게 마련이다. 주목도를 높이려고 선정적인 기사를 배치해 옐로저널리즘 논란을 불러왔다. 사이비 언론에 기사 노출의 장을 열어줘 디지털 뉴스 생태계를 교란시켰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대기업 홍보 담당자들은 네이버가 사이비 언론의 숙주(宿主) 역할을 한다고 불만이다. 실시간 급상승 검색 서비스는 클릭 수가 뉴스의 가치를 결정하도록 했다. 언론사들이 비슷한 기사를 제목만 달리하는 어뷰징 기사를 쏟아내는 빌미를 제공한 측면도 있다.

네이버가 다음카카오와 함께 사이비 언론을 걸러낼 외부 평가위원회 구성을 제안한 건 10여년 이상 쌓여온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네이버 자체적으로 2010년부터 운영해온 제휴평가위원회로는 문란해진 디지털 뉴스 생태계를 복원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언론사 제휴 심사 단계부터 제휴 연장 평가, 어뷰징 기사 검토, 영업행위 활용 여부 등을 외부기구 판단에 맡긴다고 해서 포털이 사회적 책임에서 자유로워지는 건 아니다. 당장 외부 평가위원회의 발족 자체가 순탄할지조차 의문이다. 네이버 측은 사전에 언론유관단체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친 만큼 실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를 노출시켜 공론화하겠다는 취지인 데도 상당수 언론과 사이비 언론의 피해자인 대기업들의 반응은 싸늘한 편이다. 사회적 합의로 문제를 풀자는 건 사회 구성원 전원의 동의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의미로 전달될 수 있어서다. 보편에 대한 의존은 개인 기업 정부가 독립적으로 무엇을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뿐이다. 우리는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국민대타협기구 등을 통해 이를 여러 차례 확인한 바 있다.

포털이 의지를 갖고 언론사의 명성, 기사의 최신성과 완성도 등을 고려해 검색 알고리즘을 계속 다듬어가면 사이비 언론 문제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 구글은 매년 500회 남짓 크고 작은 검색 알고리즘을 변경한다. 각계의 의견을 들어 원칙을 세우고 이를 포털 스스로 철저히 이행하는 노력이 우선이다.

스스로 문제 풀어야 혁신기업

네이버의 이번 제안은 혁신적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혁신기업의 프로젝트에는 현재 시장에서 통용되는 것과는 다른 해결책을 담은 아이디어가 있어야 한다. 페이스북이 최근 발표한 뉴스서비스 인스턴트아티클은 뉴욕타임스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9개 세계 유력 언론사의 질 좋은 정보만을 모바일에 최적화해 제공한다. 구글 페이스북 등은 모바일 검색시장을 잡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데 한국을 대표하는 네이버만 과거의 틀에 붙잡혀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외부 위원회 제안에 그치지 말고 혁신 기업에 걸맞은 스스로의 해법을 찾아주기 바란다.

이익원 부국장 겸 IT과학부장 ik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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