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영연 기자 ] 유통업체들은 백화점, 대형마트 등 전통적인 판매채널의 부진이 지속되자 면세점에 사활을 걸고 있다. 1일 마감한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 신청에 예상보다 많은 21곳이 몰린 것도 면세점을 돌파구로 삼고 있는 유통업체들의 절박함을 보여준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0년 4조5000억원이던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는 2011년 5조3000억원, 2012년 6조3000억원, 2013년 6조8000억원, 2014년 8조3000억원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9~11층에서 영업 중인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매출이 1조9700억여원으로 본점 매출(1조7800억여원)을 앞설 정도였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7월 11층 식당가를 13층으로 이전하고 그 자리를 면세점으로 바꿔 면세점 매장을 기존 2개 층에서 3개 층으로 늘렸다.
면세점 성장의 일등공신은 중국인 관광객(요우커)들이다. 2010년 187만명이던 요우커는 지난해 612만명으로 불어났다.
2017년엔 10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요우커들은 중국산이나 중국 내 수입품에 비해 품질과 가격면에서 경쟁력이 높은 한국의 화장품 의류 등을 면세점에서 싹쓸이하듯 담아가는 구매패턴을 보이고 있다.
입찰에 참여한 한 대기업 관계자는 “롯데면세점 소공점을 보면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되면 2조원짜리 회사가 새로 생기는 효과가 있다”며 “유통가의 지도를 바꿀 수 있어 총력전을 펼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입찰은 유통 대기업 오너들이 직접 챙기고 있어 자존심 싸움으로도 확전하는 분위기다.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이 HDC신라면세점을 설립하며 삼성과 범(汎)현대가의 제휴가 성사된 것도 그런 배경에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20년 숙원 사업을 이번 기회에 풀자”며 임직원을 독려하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면세점을 신수종 성장 업종으로 지목했다. 현대백화점도 정지선 회장 지시에 따라 3년 전부터 면세점 사업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운영하며 공을 들이고 있다.
서울에서 영업 중인 면세점 매장은 6곳이다. 롯데가 3곳으로 가장 많고 호텔신라, SK네트웍스, 동화가 각각 1곳을 운영 중이다. 다음달 중 대기업 2곳, 중견·중소기업 1곳의 면세점 사업자가 추가로 지정되면 서울 시내면세점은 9곳으로 늘어난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한경스타워즈] 1위 누적수익률 100% 돌파, 참가자 전체 누적수익률은 40% 육박
[이슈] 30대 전업투자자 '20억원' 수익 낸 사연...그 비법을 들어봤더 ?/a>
[특집_가계부채줄이기] '그림의떡' 안심전환대출 포기자들, 주택 아파트담보대출 금리 비교로 '반색'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