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익악기의 글로벌 도전…"중국 피아노 3위로"

입력 2015-06-01 21:37   수정 2015-06-02 09:23

현장 리포트 - 해외 생산기지 인도네시아 공장

독일 피아노 '자일러' 인수…중국 수출물량 80% 차지
가정용 피아노 생산 올해 33% 늘린 4만대로



[ 이현동 기자 ]
1일 인도네시아 수도인 자카르타에서 동남쪽으로 30㎞가량 떨어진 질릉시 삼익악기 공장. 업라이트(가정용) 피아노 조립동에 들어서자 은은한 음악 소리가 들렸다. 피아노를 연주한 직원은 웬디 씨(23). 현지 콩쿠르를 휩쓴 피아니스트로, 일반 직원의 다섯 배 연봉을 받는 ‘고급’ 인력이다. 생산 제품을 연주해보고, 최종 조율 전에 전문가만이 느낄 수 있는 미세한 음의 오차를 잡아낸다.

권희정 삼익악기 인도네시아 법인장은 “피아니스트가 제품을 전수 검사하는 공장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중고가 제품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새롭게 도입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업체로 ‘도약’

이곳은 삼익악기 글로벌 전략의 ‘심장’과 같은 곳이다. 축구장 11개 크기인 10만8000㎡ 규모 공장에서 직원 3100여명이 한 해 동안 업라이트 피아노 3만대와 그랜드(연주용) 피아노 3000대, 기타 44만여대를 생산한다. 인근 항구를 淪?중국 미국 등 200여개국에 수출한다. 지난해 매출 1551억1000만원 중 한국 매출 비중은 8.7%(135억원)에 불과하다.

삼익악기는 1980~90년대 국내 시장에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시장이 정체된 데다 값싼 디지털 피아노가 쏟아지면서 1997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때는 2002년. 김종섭 삼익악기 회장이 회사를 인수하면서 글로벌화가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국내와 중국 공장을 폐쇄하고 인도네시아로 생산기지를 일원화했다. 피아노용 고품질 목재를 구하기 쉽고, 저렴한 임금에 숙련공을 쉽게 확보할 수 있어서다.

해외 브랜드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뛰어들었다. 2008년 독일 명품 피아노 제조사인 자일러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강록 삼익악기 부사장은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우수한 제조 기술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중국 수출 물량의 80% 이상이 자일러 제품이다. 중국은 독일 브랜드를 선호하는 데다 독일 현지 생산품보다 저렴해 인기를 끌고 있다.

○공장 업그레이드에 총력

지난해 중국 매출은 476억2000여만원으로 2년 전 대비 70%가량 급증했다. 중국 피아노 시장은 36만대 규모로 매년 30% 이상 커지고 있다. 권 법인장은 “중국 피아노 보급률은 3%가량으로, 국내 및 선진국의 20%대에 크게 못 미쳐 한동안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중국 매출 목표를 540억원으로 잡았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매출은 전년 대비 30% 이상 늘며 순항하고 있다.

2년 전부터 공장 忖?작업도 진행 중이다. 내년까지 업라이트 피아노 4만여대, 그랜드 피아노 6000대, 기타 60여만대로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도장공정 등 노후화된 생산 설비도 바꾸고 있다. 2017년에는 고급 기타 공장도 새로 짓는다. 지금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저가형 모델을 공급하고 있지만 앞으로 고급 제품을 만들어 해외 유명 브랜드와 경쟁하기 위해서다.

판로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 내 대리점 수는 500여개. 2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올해는 지방 중소도시 위주로 촘촘하게 판매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권 법인장은 “중국 내 5위인 피아노 판매 순위를 3위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중국 외에 인도 등 개발도상국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질릉시=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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