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한 수 위"…한투운용vs삼성운용 'ELS펀드' 경쟁 뜨겁네

입력 2015-06-02 14:50  

[ 권민경 기자 ]

국내 자산운용업계 강자인 한국투자신탁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 주가연계증권(ELS)펀드 시장에서 맞붙었다.

ELS와 펀드를 연계한 ELS펀드는 지수형 ELS 장점을 살리면서도 가입 금액에 제한이 없고 추가 투자나 환매가 자유롭다는 점에서 기존 ELS 단점을 보완한 상품이다. 개별 ELS를 단순히 펀드 형태로만 만든 ELF와도 다르다.

현재 ELS펀드를 내놓은 곳은 한국운용과 삼성운용 단 두 회사 뿐. 올 들어 ELS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자금 유입이 늘자 두 회사의 수익률 경쟁도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 한국운용 '지수연계솔루션펀드' 8% 수익률

2일 한국운용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 회사가 지난해 9월 출시한 'ELS 지수연계 솔루션펀드'에 올 들어 전날까지 2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다.

국내 주식형펀드의 절반 이상에서 자금이 빠져나갔거나 극히 일부분 들어온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유입액이다.

이 상품은 만기가 각기 다른 20개 ELS에 골고루 분산 투자하는 것으로 한국(KOSPI200), 중국(HSCEI), 유럽(EUROSTOXX50)지수를 조합한 ELS중 20개를 선별해 운용한다.

중국-유럽 조합에 10개, 한국-중국과 한국-유럽 조纜?각각 5개씩 투자한다.

상환 조건이 맞으면 약속된 수익을 주는 것은 기존 ELS와 같지만, 추가 납입이 가능하고 중도환매는 비교적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9월 나온 이후 누적수익률은 3개월 1.37%, 6개월 6.05%, 설정 이후 8.02%를 각각 기록했다.

삼성운용이 작년 8월 내놓은 '삼성ELS인덱스' 펀드로는 올 들어 9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이 펀드는 한국(KOSPI200)을 제외한 중국(HSCEI)과 유럽(EUROSTOXX5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만기가 다른 13개 ELS로 구성된 지수의 수익률을 따라가도록 설계했다.

전체 투자금을 13개로 나누어 2주 간격으로 같은 조건의 ELS에 분산 투자하는 효과라는 게 회사 측 설명.

누적수익률은 3개월 1.56%, 6개월 3.52%, 설정 이후 5.29%를 각각 나타냈다. 자금 유입이나 수익률 측면에선 한국운용 상품이 다소 앞서는 모습이다.

◆ 증시 변동성 확대…ELS펀드 관심 증가

한국운용과 삼성운용 ELS펀드는 펀드 운용에 필요한 장외파생상품 거래 방식에서도 차이가 있다.

삼성ELS인덱스펀드의 경우 고객이 펀드에 납입한 자금이 발행사(증권사)에게 옮겨가는 방식의 풀 펀디드 스왑인 반면 한국운용은 언펀디드 방식을 택했다.

언펀디드 스왑은 원금이 거래 상대 발행사에 이전되지 않고 펀드에 남아있는 구조기 때문에 발행사 위험을 축소할 수 있다. 고객들의 환매 요청이 있알 때 이미 투자된 ELS에 대한 환매 비용 없이도 대처할 수 있다.

김병규 한국운용 IS본부 상무는 "우리나라는 ELS 발행 규모가 압도적으로 많은 데 이는 수십조원의 투자자금이 증권사 신용사건(채무불이행)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라며 "언펀디드 스왑 방식은 투자자 자금이 그대로 펀드 내에 남아있기 때문에 이같은 위험을 줄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운용 역시 투자 원금의 95%를 담보 설정하는 방식으로 발행사 위험을 낮추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최근 코스피 지수 레벨이 높아진데다 하반기 증시 변동성이 커질 우려도 있는만큼 개별 ELS보다는 ELS펀드에 대한 관심이 좀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개별 ELS에 투자해 지수가 하락할 경우 투자한 돈이 장기간 묶이거나 원금 손실일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 들어 꾸준히 증가하던 ELS 발행 잔액은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을 탈출한 지난 4월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김 상무는 "기존에 ELS를 선호하는 투자자의 경우 지수 상승에 대한 부담을 느껴 ELS펀드를 선택하려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라며 "개별 ELS와 비교해 수익률 면에서 뒤지지 않고 안정성 또한 갖췄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투자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ELS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안정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며 "분산 투자와 소액 투자는 물론 환매 부담도 없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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