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면세점 선정되면
5년간 300억원가량
소외계층·협력사 지원
[ 김병근 기자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사진)이 면세점 연간 영업이익의 20% 이상을 사회에 기부하는 파격적인 사회 환원 카드를 꺼내 들었다. “면세사업은 일반 유통업과 달리 국가로부터 특허를 받은 만큼 이익을 사회에 돌려주는 게 중요하다”는 취지에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확보하면 면세점 영업이익의 20% 이상을 매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2일 밝혔다. 기부금 비율을 액수로 환산하면 면세점 특허기간인 5년 동안 300억원가량 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국내 상장기업의 평균 기부금 비율이 영업이익의 1%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동호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 사장은 “내부 회의에서 5~15%안이 나왔는데 정지선 회장이 20% 이상으로 결정했다”며 “법인세(25%)를 내고 합작사 배당금(20%)을 주고 남는 35% 정도는 면세사업에 재투자해 면세점을 그룹의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는 게 정 회장의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한부모 가정 및 불우아동 후원, 장애아동 수술비 지원 등 소외계층 지원에 기부금을 쓸 계획이다. 지역축제 개발, 학술 연구, 장학금 지원 등도 염두에 두고 있다. 협력사를 위한 무이자 및 저리 대출 등 금융 지원을 위해 1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도 만들기로 했다. 동반성장 프로그램 ‘석세스 투게더(success together)’를 운영하며 우수 중소기업 발굴과 판로 개척에 힘쓰고, 협력사에 자금 및 기술 등을 지원한다.
현대백화점이 지난 1일 관세청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는 이런 내용을 비롯해 입지와 운영계획 등이 포함돼 있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모두투어, 서한사(앰배서더호텔), 엔타스듀티프리, 현대아산, 에스제이듀코, 제이앤지코리아 등 6개 중견·중소기업과 손잡고 ‘현대DF’라는 합작법인으로 참여했다. 입지는 대기업 중 유일하게 강남지역인 삼성동 무역센터점을 택했다. 이곳에 입지를 정한 것도 “면세점 사업에 있어 강남과 강북의 균형 발전이 필요하다”는 정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무역센터점은 관광인프라를 잘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컨벤션센터와 특급호텔(3개), 카지노, 쇼핑몰, 백화점, 도심공항터미널 등이 들어선 코엑스 단지에 자리하고 있다. 반경 5㎞ 내 호텔 객실이 1만1000여개 있고, 성형외과 피부과 등 병원도 500개가량 밀집해 있다. 지하철 2개 노선(2·9호선)과 버스 39개 노선이 지난다.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 2개층을 리모델링해 강남권 최대 규모(면적 1만2000㎡)의 ‘고품격 라이프스타일 면세점’을 연다는 구상이다. 이미 루이비통 구찌 불가리 등 80여개 萬?브랜드의 입점의향서(LOI)를 받았다. 화장품, 패션잡화, 지역 특산물 등 테마별 ‘한류 스타일관’도 운영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고객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1개층(5200㎡)을 추가로 면세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면세점 전체 면적의 3분의 1(3000㎡)은 국산품 전용 매장으로 꾸미고, 이 중 70% 이상을 우수 중견·중소기업 제품으로 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판매실적과 무관하게 최소 2년 이상 매장을 유지하도록 보장하겠다”고 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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