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번째 환자와 같은 병실 사용
정부 "아직은 병원 내 감염"
환자들 감염 모른 채 사회생활
지역 전파 가능성 배제못해
[ 고은이 기자 ]
정부는 그동안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3차 감염’을 가장 우려해왔다.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급격하게 늘어날 수밖에 없어서다. 3차 감염자가 2일 처음으로 확인되면서 격리 대상자는 수천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메르스가 대규모로 확산될지 여부는 앞으로 2주일 정도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격리 대상자 급증
이날 확인된 3차 감염자는 16번째 메르스 확진 환자 P씨(40)와 같은 병실을 쓴 환자 두 명이다. 권준욱 중앙메르스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이 두 명의 추가 감염자는 70세 이상 고연령층”이라며 “당뇨병 심장병 신장병 등 지병이 있는 환자들이지만 현재 상태는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이들 외에도 다섯 명의 환자(사망자 포함)가 이날 추가로 확진됐다. 다만 이들은 첫 환자와 직접 접촉한 2차 감염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환자 수는 총 30명이 됐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숫자다.
앞으로 환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P씨는 메르스로 확진되기 전 두 곳의 병원을 옮겨다녔고, 다인실을 사용했다. 설대우 중앙대 약대 교수는 “그동안 해외에서 3차 감염자가 나타난 사례가 거의 없다곤 하지만 2차 감염자의 바이러스 활동이 활발하고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다른 사람에게로 바이러스를 옮겼을 개연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3차 감염이 확인되면서 격리 대상자도 급격히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기준 중앙메르스대책본부가 집계한 격리 대상자는 756명이다. 정부는 곧 수천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상자 중 고위험자로 선별되는 35%가량은 별도 시설에 격리해야 한다. 이들을 수용하고 관리할 인프라는 태부족이다.
정부는 급하게 이들을 수용할 장소를 물색하고 있다. 하지만 시설 인근 주민의 반대가 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3차 감염은 의료기관내 감염”
정부는 이번 3차 감염 사례가 아직 지역사회 전파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병실 내 감염으로 정부의 모니터링 대상에 있었다는 것이다. 권 반장은 “현재 3차 감염은 의료기관 내 감염일 뿐, 지역사회로 감염이 확산된 상황은 절대 아니다”며 “아직 당국의 관리망 안에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앞으로 지역사회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확진된 환자 중 일부는 메르스 감염 여부를 모른 채 증상이 발현된 이후에도 회사를 다녔다. 확진 환자와 밀접 접촉한 회사 동료들이 이미 격리 조치돼 있다. 정부의 격리 대상자 중에는 학교에 다니던 학생들도 있다. 이들 중 감염자가 발생한다면 지역사회 전파 위험이 커진다.
병원을 거점으로 여러 지역에 메르스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금까지는 경기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환자가 발생했지만 첫 환자로부터 감염된 P씨가 다른 지역 병원으로 옮기면서 3차 감염자들은 다른 지역에서 나왔다. 25명의 환자들은 열 곳이 넘는 병원을 옮겨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2주가량은 지켜봐야 추가 확산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이번주가 시작”이라고 했다. 이날 3차 감염자가 나온 만큼 앞으로의 전파 양상을 종잡기 어렵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최대 잠복기간(14일)을 고려할 때 다음주 주말이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권 반장은 “오는 13일까지 환자가 얼마만큼 늘어나느냐, 정부 관리망 안에서 얼마만큼 발생하느냐, 다 추적이 가능한가 등을 봐야 (추가 확산 여부)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3차 감염자
국내 첫 메르스 환자인 A씨가 1차 감염자, A씨로부터 직접 옮은 사람은 2차 감염자다. 2차 감염자와 접촉해 메르스에 걸린 사람을 3차 감염자로 분류한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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