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우커 예약취소 속출…여행·화장품株 휘청
中 2003년 사스 창궐 때 성장률 2.4%P 급락
[ 이승우/조진형/민지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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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3차 감염이 현실화하면서 국내 경제에 미칠 악영향이 우려된다. 올 들어 주식과 부동산시장이 되살아나면서 꿈틀거리기 시작한 소비심리가 ‘메르스 공포’로 다시 얼어붙을 수 있어서다. 메르스가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될 경우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이나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때의 경제 타격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행·공연 등 벌써 타격
공연계도 지난해 세월호 사건 이후 각종 공연이 취소됐던 상황이 재발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메르스 공포’는 주식시장도 흔들었다. 이날 하나투어는 전날보다 8.87% 급락한 11만3000원에 장을 마감했고, 모두투어는 8.51% 떨어진 3만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화장품 제조사 등 요우커 수혜주들의 피해도 예견되고 있다. 한국화장품과 코리아나는 가격제한폭까지 급락했고, 에이블씨엔씨 한국콜마 코스맥스도 각각 7% 안팎 떨어졌다.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마저 -4.52% 휘청였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처럼 경기회복 기조가 미약한 상황에선 메르스 같은 작은 충격도 경제 주체들에는 크게 느껴질 수 있다”며 “메르스 대응에 실패하면 하반기 경제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때보다 충격 심할 수도”
경제 주체들은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던 사스나 신종플루를 겪으면서 강력한 전염병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피부로 경험했다. 2003년 사스가 창궐할 당시 중화권 국가의 경제성장률은 일제히 하락했다. 중국은 2003년 1분기 10.3% 고성장했다가 사스가 출몰했던 2분기 7.9%로 성장률이 뚝 떨어졌다. 홍콩과 대만, 싱가포르는 모두 2분기 마이너스 성장세를 나타냈다.
베이징대에 따르면 사스가 중국 경제에 미친 손실은 2100억위안(약 38조원)에 見Ⅴ? 특히 세계보건기구(WHO)가 여행금지를 선포했던 베이징은 한 해 동안 600억위안이 넘는 피해를 봤다. 당시 한국도 중국, 홍콩 등으로의 수출이 감소해 20억~30억달러가량 피해를 입었다는 분석이다.
2009년 신종플루가 유행할 때 세계은행(WB)은 신종플루의 경제적 피해 규모를 예측한 보고서를 내놨다. 신종플루의 위력이 1968년께 미국을 중심으로 100만명가량 사망자를 발생시킨 홍콩독감과 비슷한 수준이라면 연간 경제성장률은 전 세계적으로 0.7%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동아시아의 성장률은 -0.8%로 평균을 약간 웃돌았다. 전 세계적 손실액은 4000억달러로 추정됐다.
한국은 사스나 신종플루 등에서 한 발짝 비켜서 있었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아시아 등 전 세계가 메르스 발병 주요국으로 한국을 주시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세월호 충격을 가까스로 극복한 직후라는 점에서 ‘메르스 충격’은 심각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 관계자는 “메르스 충격이 가시화되면 세월호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올 수 있다”며 “당장 2분기 성장률도 목표치인 1%대 달성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조진형/민지혜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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