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샤오미도 자체 OS 사용
[ 이호기 기자 ] 중국의 대표적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최근 독자 개발한 스마트폰 운영체제(OS)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미 구글 애플 등을 내세워 글로벌 OS시장을 장악한 미국과 이를 뒤쫓는 중국 기업 간 패권 경쟁이 빨라지는 모습이다.
모바일 메신저 ‘위챗’으로 잘 알려진 텐센트는 지난달 말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 OS인 ‘텐센트 OS’를 공개했다. 구글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텐센트 OS는 음성인식 기능과 지급결제 시스템 등을 갖췄다. 런위신 텐센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텐센트 OS를 기반으로 다양한 스마트폰 제조업체와 협력해 새로운 개방형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1위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는 차이나텔레콤과 손잡고 지난달 말부터 중소도시와 농촌지역에서 저가 스마트폰을 팔기 시작했다. 앞서 2월에 5억9000만달러(약 6420억원)를 투자한 저가 스마트폰 제조사 메이주가 생산을 맡고 있다. 알리바바 스마트폰에는 2011년 독자 개발한 ‘윈OS’와 함께 온라인 장터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인 ‘타오바오 쇼핑’이 깔려 있다.
지난해 중국 최대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등극한 샤오미도 구글 안드로이드를 변형해 만든 자체 모바일 OS인 ‘미유아이(MIUI)’를 쓰고 있다. 샤오미의 고속 성장이 미유아이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막강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이들 중국 IT 기업이 구글 애플 등 글로벌 소프트웨어 공룡들과 맞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산자이(山寨)’라는 독특한 추격 전략이 작용했다. 산자이는 원래 ‘산속의 울타리’ 또는 산적의 소굴을 일컫는 말이었으나 진짜와 비슷한 모조품을 만들어내는 행태나 그렇게 생산된 가짜 물건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진화했다. 중국 공영 CCTV는 이를 ‘산자이 문화’로 격상시켰다. 기존의 것을 신속하게 복제하되 여기에 중국 대중이 원하는 요소를 첨가하는 ‘산자이 전략’은 특히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텐센트나 샤오미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텐센트는 ‘중국판 카카오톡’으로 불리는 위챗을 기반으로 던전앤파이터 등 한국 온라인 게임을 들여와 서비스했다. 해외에서 유행하는 각종 게임을 모방해 중국인의 기호에 맞게 바꾼 뒤 출시해 시장 지배력을 키웠다.
샤오미도 애플과 구글을 철저하게 벤치마킹했다. 디바이스는 애플 아이폰을, 소프트웨어는 구글 안드로이드를 거의 그대로 들여왔다. 여기에다 지속적인 서비스를 통해 수집한 중국 소비자의 요구를 신속하게 반영했다. 이런 식으로 탄생한 게 바로 ‘미(Mi) 시리즈’(스마트폰)와 ‘미유아이’(모바일 OS)다.
정부 차원의 노골적인 자국 기업 보호정책이 이 같은 산자이 전략을 뒷받침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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