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메르스 증시 처방은 '통화정책'?…ECB·금통위 주목

입력 2015-06-03 11:12   수정 2015-06-03 14:26

[ 박희진 기자 ]
국내 증시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기침'을 잦아들게 할 처방전으로 국내외 통화정책이 떠오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와 다음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국내 증시 변동성 완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일 오전 10시5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22포인트(0.30%) 오른 2084.86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낙폭이 두드러졌던 종목들에 저가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지만, 메르스 공포가 여전히 지수 상승을 짙누르고 있는 상황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 변동성을 잠재울 첫 번째 이벤트로 이날 예정된 ECB 통화정책회의를 주목하고 있다.

앞서 ECB는 5~6월 자산매입 규모를 한시적으로 늘릴 수 있다고 밝히며 유동성 기대감을 또 한 번 키웠다. 이에 시장은 이번 회의에서 ECB의 자산매입 확대 결정 여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ECB는 계절적 요인으로 오는 7~8월 시장 유동성이 감소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는 결국 월 600억유로 자산매입에 대한 ECB의 확고한 의사를 피력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ECB의 瑛好邱?조기 종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적이 있다"며 "최근 마리오 드라기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양적완화 조기 종료 가능성을 일축하는 등 정책 불확실성은 상당히 낮아지 상태"라고 설명했다.

오는 11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통위에서도 메르스 처방전이 나올지 주목된다. 시장은 최근 국내 경제의 수출 둔화를 고려해 수출 개선 및 경기 부양을 위한 깜짝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5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423억92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0.9% 줄었다. 수출액 감소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8월 이후 5년9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메르스로 촉발된 시장의 불확실성을 잠재울 만한 것은 정책 대응밖에 없다"며 "정책 당국 입장에서는 다음주 금통위를 앞두고 각종 내수 관련 지표를 확인하며 메르스 영향력을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 부진에 메르스로 내수경기까지 둔화된다면 한국경제의 이중고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정책 당국이 금리 인하를 충분히 고민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메르스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매우 짧은 데다 비경제적 이벤트에 대해 통화정책으로 대응해 본 경험이 적다는 점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시장의 예상과 달리 깜짝 인하가 나타난다면 투자심리 완화와 내수경기 회복 기대감이 다시 살아날 것"으로 전망했다.

민 연구원은 "기준금리 동결·인하 여부와 상관없이 6월이 한국은행의 마지막 誰邈賻?인하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국내 증시는 6월 금통위 후 중장기 금리저점 인식이 공유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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