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문가들은 그러나 "펀더멘탈(기초체력)이 탄탄한 주식 가운데 낙폭과대주(株)를 선별해 저가에 살 수 있는 '역발상 투자' 전략을 펼칠 수 있는 적기이기도 하다"라고 조언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메르스 우려가 확산된 뒤 해외 관광객의 의존도가 높은 업종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화장품, 면세점, 항공운송, 호텔·레저, 카지노 관련주가 약세를 보였다. 반면 제약, 백신주 등은 강세를 나타냈다.
메르스는 지난달 20일 국내에서 2명의 확진 환자가 확인된 이후 10여일 만에 환자 수가 30명으로 증가했다. 메르스 우려가 커지면서 화장품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은 10여일 만에 14% 가까이 주가가 하락했으며 대한항공(-11.7%), 하나투어(-16.6%) 등도 속락했다.
특히, 전날의 경우 3차 감염자 발생 소식 등이 전해지면서 메르스 우려가 극대화돼 관련기업의 주가 낙폭이 상대적으로 더 컸으며,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도 각각 1% 넘게 하락했다.
중국 내수 소비 확대 수혜주로 지목되며 주가 상승률이 가팔랐던 화장품 관련주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코리아나, 한국화장품, 한국화장품제조 등은 전날 일제히 하한가로 주저앉았다. 중국인에 인기가 높은 리더스 마스크팩을 暈鉞求?산성앨엔에스도 7% 가까이 내렸다. 제닉은 8%대 하락세였다.
하지만 증시전문가들은 메르스로 인한 투심 위축은 일시적인 측면이 크기 때문에 낙폭이 과대한 종목 중 실적 개선 기대주를 선별해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라고 입을 모았다.
고승희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메르스와 같은 전염병으로 주식시장에 큰 충격이 나타난 적은 없었다"면서 "오히려 글로벌 경제환경이 주식 시장 등락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고 애널리스트는 "메르스 우려로 하락한 화장품, 여행, 호텔·레저 등에 대한 저가 매수 타이밍을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과거 사례를 살펴봐도 해당 기업 주가가 일시적 충격 이후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박정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전쟁과 질병 등은 자주 발생하는 이벤트임에도 이벤트 자체가 갖고 있는 불확실한 속성 때문에 초기 반응이 과도하게 나타난다"면서 "하지만 이후 투심이 진정되는 구간에서 과도하게 빠진 주가는 회복되는 특징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1~2주가 메르스로 인한 시장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는 시기가 될 것이지만 역발상 관점에서 이 기간이 메르스로 인해 하락한 화장품 여행 레저 항공 등을 매수해 볼 수 있는 찬스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르스 수혜주로 분류되며 주가 급등세를 이어온 제약, 마스크 업체 등의 경우에는 투자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고승희 애널리스트는 "메르스 수혜주로 중소형 제약, 마스크 등 관련주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이들 蓚汰?가치가 메르스 하나로 인해 2배 이상 평가를 받는 것은 과도해 보인다"면서 "메르스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추가적인 상승은 가능하겠지만 신규 진입하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리스크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고 당부했다.
최성남 한경닷컴 기자 sul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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