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 수익 냈던 효자상품…미국 금리인상 앞두고 채권값 하락
신흥국 채권 수익률 마이너스…한달간 1500억 넘게 자금 유출
연금펀드 채권비중 30%로 줄이고 메자닌·자산배분펀드 늘려
[ 송형석 / 허란 기자 ]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재테크 수단으로 꼽히는 채권펀드들의 수익률이 심상치 않다. 특히 해외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들의 올해 1~5월 수익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각국 채권 금리가 상승(채권값 하락)한 탓이다.
![](http://www.hankyung.com/photo/201506/2015060313141_AA.10051587.1.jpg)
○‘된서리’ 맞은 신흥국 채권펀드
3일 펀드 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설정액 10억원 이상 142개 해외 채권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2.30%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4.07%에 비해 거의 반토막이 났다. 특히 지난해 1~5월 평균 6.11%의 수익을 내며 ‘효자상품’으로 불렸던 신흥국 채권펀드들이 올 들어 마이너스(-0.17%)로 돌아섰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글로벌다이나믹’(4.16%→1.93%), 얼라이언스번스틴자산운용의 ‘AB글로벌월지급고수익’(5.24%→2.87%), 템플턴자산운용의 ‘템플턴월지급글로벌’(4.22%→1.88%)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달러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신흥국 채권에 불똥이 튀었다고 보고 있다. 주요 신흥국 통화가 달러화 대비 약세라는 점도 펀드 수익률을 갉아먹는 요인으로 꼽혔다. 서진희 피델리티자산운용 마케팅담당 상무는 “환 헤지를 하는 펀드들도 지금과 같은 달러 강세 국면엔 헤지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이런 비용이 수익률 하락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치자 환매를 요청하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해외 채권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1509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에 집중 투자하는 하이일드채권 펀드에선 연초 이후 6676억원이 이탈했다.
○“채권, 더 이상 안전자산 아니다”
채권펀드의 수요처는 안정적인 자금 운용을 중시하는 기관과 연금펀드 가입자들이다. 특히 연금 투자자들은 전체 자산의 50% 안팎을 채권에 투자하는 게 ‘정석’으로 통했을 만큼 채권펀드 의존도가 높았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당분간 전체 자산에서 채권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국이 올해 연말부터 기준 금리를 올린다고 가정할 경우 적어도 2~3년은 채권펀드의 수익률이 예년 수준을 밑돌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김진곤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 상무는 “강북센터 고객들은 이미 올 들어 채권펀드 비중을 30% 이상 낮췄다”며 “고수 痼?찾는 적극형 고객들은 중국과 유럽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 안전 지향적인 고객은 ELS 연계 상품으로 자금을 옮겼다”고 말했다. 전환사채(CB), 교환사채(EB) 등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에 투자하는 메자닌펀드, 시장 상황에 맞춰 투자처를 바꾸는 자산배분펀드 등도 채권펀드의 대체재로 꼽혔다.
법인은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 하지만 미국 금리 인상이 가시화 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한용 삼성증권 상품전략 이사는 “법인들은 위험 자산 투자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선택지가 많지 않다”며 “만기가 짧은 채권을 담고, 원금보장 ELS 비중을 늘리는 등의 움직임을 예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형석/허란 기자 click@hankyung.com
[한경스타워즈] 1위 누적수익률 100% 돌파, 참가자 전체 누적수익률은 40% 육박
[이슈] 30대 전업투자자 '20억원' 수익 낸 사연...그 비법을 들어봤더니
[특집_가계부채줄이기] '그림의떡' 안심전환대출 포기자들, 주택 아파트담보대출 금리 비교로 '반색'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